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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지 않는 여자들
자일리 아마두 아말 지음, 장한라 옮김 / 율리시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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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얼굴의 옆얼굴은 누구일까? 람라일까, 힌두일까, 사피라일까? 전통과 관습이라는 허울아래 점점 삶이 망가지는 아랍 여성들의 삶을 책으로 대하니 몇 십년 전 우리나라 여자들이 겪었던 가부장제 사회의 모습들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여성이 강간을 당해 강간범의 혀를 잘라도 그 여자를 독하다고, 한 남자의 인생을 망쳐놨다고 욕하던 사회, 성폭행을 일삼던 경찰간부 아버지를 남자친구가 칼로 찔러 죽였는데 정당방위가 성립되지 않았던 사건들 하며 영문도 모른 채 남편에게 매 맞았던 여자들, 아들 못낳는다고 구박 받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들, 우리도 이런 야만의 역사가 분명히 있었다. 그때마다 여성들이 연대했고 목소리를 냈다. 끊임없이 요구했고 분노를 표출했다. 그 와중에 희생된 분들도 많았다. 이게 다 우리나라 여성 인권의 역사다. 아랍여성의 이야기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 여성이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여전히 케케묵은 가부장적 요소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 사회의 시각을 교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큰 희생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희생과 용기있는 행동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이다. 여성의 문제는 결코 남성의 문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피라의 행동은 자기만을 위한 행동이라 눈살이 찌푸려졌다. 서로 연대해도 모자를 판에 자기 혼자 남편을 독차지하고자 술수를 부리는 사피라를 보니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새삼 틀린 말도 아니었다. 부디 람라, 힌두, 사피라가 서로 연대했길. 그리고 돈을 모아서라도 멀리 도망쳤길. 살아있다면 그런 아랍여성의 실상을 전세계에 고발하고 세계 여성들과 연대하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이 책은 여성들만 읽어서도 안되고,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이 다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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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록 - 내 인생을 바꾸는 작은 기적 기록
안예진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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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nlpurn_winter7/223149873106

6월 한 달 동안 열심히 달려온 책읽기 끝에 7월 나의 도서목록으로 선택한 안예진 님의 <독서의 기록>. 시중에는 독서와 관련된 무수히 많고 많은 책들이 있는데 그 중 눈에 띄었던 것은 40대의 나이에, 대기업 부장님인데, 고액연봉을 마다하고 책을 선택했다는 문구때문이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기에 40대면 아직 젊고, 게다가 대기업 부장이 뭐가 아쉬워서 고액연봉을 마다하고 책을 선택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일까가 제일 궁금한 지점이었다.게다가 책을 선택한 것에서 나아가 책으로 인생을 바꾸었다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일상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상도 남자와 결혼하고 이혼 직전 까지 갔던 이야기, 아이 키우는 이야기, 나만 빼고 다 이상한 것 같았던 회사 생활 이야기, 번아웃에 늘 시달리는 이야기 등 모두 우리의 이야기였다.

번아웃을 탈출하기 위해 독서를 하기 시작했고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강의도 찾아 들으며 인생의 변화를 위한 모색을 하며 삶에 몸부림 쳤던 그녀. 그러면서 알게 된 끌어당김의 법칙을 통하여 생활이 확장되고 독서가 확장되고 내 삶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은 독서에 대한 뭔가 특별한 비법을 말해주거나 어떻게 하면 독서로 돈을 벌까를 알려주는 책이 절대 아니다.(물론 간간이 맛보기 정도의 글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방법들은 독자들도 이미 하고 있거나 해 본 경험이 있는 것들이 많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메모를 한다든지, 필사를 한다든지, 기록을 한다든지, 한 권의 책을 밤낮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전환용 책을 읽는다든지, 세 줄 리뷰(200자 쓰기)등은 독서하면서 다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다. 어떻게 하면 이웃을 늘리고 어떻게 하면 SNS 팔로워 수를 늘리고 하는 가시적 방법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 잘 알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강점은 모든 자기 계발서에서 주장하듯이 바로 '꾸준함'과 '성실함'이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게 나는 이 '꾸준함'과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인생을 변화시키고 바꿔나갔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꾸준함'과 '성실함'이었다.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왔는지, 그리고 그 치열함 속에서 얼마나 꾸준하고 성실하게 책을 읽고 기록해왔는지, 그래서 인생이 얼마나 변화되어 왔는지 궁금한 독자들은 일독을 권한다.

#독서의 기록 #안예진 #꿈꾸는 유목민 #독서는 기록 #내 삶을 바꾸는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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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한여름에 눈을 내리게 하고 눈송이를 정말 실감나게 묘사하여 그걸 읽은 사람이 추위를 느끼며 덜덜 떨게 하는 사람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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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송태욱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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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nlpurn_winter7/223126722706

“엄마, 대체 언제 죽어줄거야?”

이 무슨 미스터리 스릴러물 같은 대사인가? 엄마가 죽기를 바란다니! 동서고금에 그런 법은 없다. 하지만 이 소설 <어머니의 유산>에 등장하는 두 딸, 나쓰키와 미쓰키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가쓰라가의 여성들은 평탄한 삶을 살아오진 않았다. 게이샤였던 윗대 할머니부터 사생아였던 외할머니, 첩의 자식이었던 엄마. 늘 그게 불만이었을 엄마는 늘 높은 곳만 바라보며 화려한 삶을 살기를 욕망했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남편을 버렸다. 엄마가 저버린 병든 아버지는 딸의 간병을 받으며 쓸쓸히 죽어갔고 그 돌봄이 이젠 엄마 차례인 것이다.

엄마는 언니인 나쓰키에게 모든 것을 걸었다. 나쓰키의 손가락이 곱아서 레슨 때 제대로 칠 수 없다는 이유로 언니의 가방을 동생 미쓰키에게 들게 한다든지 하며 미쓰키에게 불공평한 처사를 일삼았다. 하지만 엄마의 바람대로 되지 않는 자식들. 엄마의 욕망대로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시키고 유학도 보냈지만 유부남과 열애하다 들켜 강제귀국 당하고 항상 제멋대로인 나쓰키. 언니 나쓰키는 엄마의 부캐같았다. 그렇게 자기에게 공을 들인 엄마지만 정작 엄마를 ‘그사람’이라고 부르며 얼른 죽기를 바란다.

동생 미쓰키는 엄마의 차별적인 처사 속에서 그래도 평범하게 자란다. 파리 유학, 대학강의, 그리고 교수 남편. 무난한 삶이었다 싶었는데 남편은 몰래 젊은 여자를 애인으로 두고 있었고, 언니는 제멋대로고 이제 남은 엄마는 미쓰키에게 돌봄을 받고 싶은 눈치다. 지긋지긋한 엄마의 굴레.

"…눈앞에 누워 뒹굴고 있는 괴물같은 어머니. 이 어머니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인생을 살아온 탓에 딸인 자신은 하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 P.350

"…데쓰오는 그런 어머니 밑에 태어난 미쓰키에게 가장 중요한 때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려고 하지 않았다."p.351

엄마도 남편도 모두 미쓰키에게 필요할 때만 요구하거나 묵인한다. 미쓰키는 생각했을 것이다. ‘앞으로 자기 인생은 이런 일의 반복이 되는게 아닐까’하는 그 불안한 두려움...

드디어 바라던 대로 엄마가 죽고 엄마의 유산도 물려받게 되었다. 이제 모든 굴레에서 해방인가 싶었지만 줄줄이 해결할 삶의 난제들을 떠안고 하코네로 휴가를 가서 삶을 되돌아본다.

80대 노인의 돌봄을 50대 딸이 해야 하는 이 기막힌 이야기는 비단 소설 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옛날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효도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각박해졌고 자식들이 부양하기 힘든 시대가 되어버렸다. 기초연금이라하여 나라에서 조금 주는 돈이 있지만 이 돈이 돌봄을 해결하긴 어렵다. 그래서 요양원, 요양병원, 실버타운 등 있긴 하나, 아예 못살아 수급자가 되지 않는 이상 여기 들어가는 돈 역시 자식에겐 힘들지 않을 수 없다. 부모 부양, 자식도 책임져야 되는 50-60대 중장년 층은 미쓰키처럼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끝나지 않는 굴레처럼. 부모가 건강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병환이라도 들면 이중 삼중 고통이다. 다행히 미쓰키의 엄마는 돈이라도 있지. 물려줄 유산도 없는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딸은 그저 어머니에게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이 아니다. 늙음의 끔찍함을 가까이에서 직접 보는 고통-앞으로의 자기 모습을 코앞에서 보는 정신적인 고통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게 아닐까.."p.491

이 책을 읽는 내 느낌도 그랬다. 부정한 엄마였지만 그래도 자식들에겐 최고급 교육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엄마인데 왜 엄마가 죽기를 바란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버지를 수발 하며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이젠 어머니마저 수발 하며 어머니의 늙음과 죽음을 바로 목전에서 목격해야 하는 삶이란 끔찍할 수도 있겠구나. 나 역시 엄마를 간암으로 갑자기 잃고 나니 세상이 달리 보였다. 망연자실해 있을 때 누군가가 그랬다. 자식들 고생 안시키시려고 일찍 가셨다고. 긴 병 끝에 효자 없다고 돌봄을 해서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이 그렇게 본인도 고생하고 자식들도 고생시키느니 엄마가 고생안하고 가신 것에 조금의 위로가 되었던 참 아이러니 한 상황이라니... 고통에 일그러진 엄마를 본다는 것도 너무 끔찍한 고통일 것 같다. 그러니 글 서두에 “엄마, 대체 언제 죽어줄거야?”란 말은 유산을 탐내거나 돌봄이 귀찮은 딸들의 욕망 어린 말이 아니라, 죽음을 앞둔 엄마를 바라보는 딸들의 늙음과 죽음의 고통을 대변하는 처절한 절규가 아닐까.

*출판사에서 도서지원을 받았습니다.
#복복서가 #문학동네 #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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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대한민국 365일 사진여행
조계준 지음, 황중기 사진 / 성안당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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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속해있는 네이버 카페 '나.여.추'에서 이렇게 책을 선물로 받았답니다~~
책을 선물로 받으면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예요~
더군다나 여름은 책 읽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라고 생각해요~
사진으로 보는 대한민국 여행 책인 것 같아요~~
실제로 안에 보니 사진을 너무너무 잘 찍으셨더라구요~~
전 사진 잘 찍는 분이 너무 부러워요~


서산 왜목마을에 관한 사진과 글~~
숙박과 찾아가는 방법, 먹을거리 등 여행정보가 간단히 실려 있고
가장 큰 메리트는 멋진 사진이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는 것~

멋진 풍경들이 한 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사진을 보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되어요~
봄이면 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우리나라 사계절이 주는 다양한 모습과 느낌을   사진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이런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이곳에 가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들지요~


 우와~~ 이 사진은 완전 멋지지 않나요?
멸치가 파닥파닥 살아있는 듯~~
고기잡는 어부의 손끝이 살아있는 듯 너무 생동감있네요~~
아, 이런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꽃무릇도 이렇게 디테일하게, 사진을 찍었더군요~
사진 공부에도 무척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여행과 사진...어떻게 보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여행 책에 사진 한 장 없으면 너무 답답하게 느껴지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꾸고 있는 꿈 중의 하나가 여행작가인데
멋진 글도 좋지만
사진도 멋지게 잘 찍을 수 있는
여행작가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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