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으로 김승희 시인에 대해 처음 알았다. 원래 책이나 영화를 볼 때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편이라 ‘책에 대한 책’은 왠지 스포일러를 당하는 기분이 들어 조금은 꺼리는데, 이 책은 이야기를 알고 모르는 것과 관계없이 의미를 담고 있는 고전을 다루고 있어 편안히 읽었다.⠀사실 고전, 하면 막연히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고전도 먼저 읽어본 사람이 ‘나는 읽고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라고 얘기해주면 더 용기를 가지고 읽게 되는 것 같다. 내게는 이 책이 믿을 만한 큐레이터가 ‘나랑 같이 이 책 읽어볼래?’ 라고 말을 붙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글 자체도 제목처럼 어머니나 옛 애인이 넌지시 건네는 말처럼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져 따뜻하고 허투루 하는 말 없이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었다.⠀개인적인 상황에서나 사회적인 시국에서나 지혜로운 어른의 조언을 듣고싶다는 마음이 강해지는 시기다. 적절한 시기에 나를 보듬어주는 책을 만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