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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2년 11월
평점 :
"삶에 지친 당신."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낭만과 순수를 잃고 살아가는 어른을 위해"
치열한 경쟁 사회에 따뜻하면서도 거짓없는 위로의 말을 듣는 것은 힘든게 현실사회이다.
프롤로그를 보고
나도 "힘내!", "파이팅" 평소에도 누군가를 응원할 때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런데 내가그 말을 들었을 때, 누군가에게 해주었을 때.
과연 힘이 났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그 말을 들었을 때 기운이 나기 보다는 더 힘이 빠지는, 허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처음에는 그 말을 듣고 기운이 나던 때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러지 않게 되었다.
그럼 내가 누군가에게 해주었던 응원의 말도 상대방도 나와 같다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의 프롤로그를 읽고 깨닫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을 상대방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상대방도 내 응원을 듣고 가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미안함이 샘솟았다.
P.20 -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제일 사랑스럽다.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취향을 추구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좋아하는 걸 할 때 미소를 짓고 그 미소에 애정이 싹튼다. 열정적인 사람에게 호감이 생기고 무기력하고 우울한 이에게는 일말의 동정이 전부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웃은 적이 언제였지?
언제부터인가 삶이 재미없고 무기력해졌다.
동정이라도 작은 위로에도 힘이나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P.21 - 외로워도 그것이 삶에 대한 외로움인지 아니면 인연에 대한 외로움인지 필히 알아야 한다. 고독도 취하는 것이라 비틀비틀 걷다 보면 우린 흙탕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축축하고 퀴퀴한 당신을 과연 누가 구해줄 것인가. 맑은 시야로 똑바르게 걷자. 연민으로 애정을 갈구하지 않으며 고독의 목덜미를 씹어먹는 사람이 되면 우리는 마주한 길 앞에서 반드시 빛나는 인연을 만날 것이다.
나에게도 살면서 여러 인연이 있을 것이다. 지금 생각나는 인연은 지인들이 아닐까?
그 인연이 없었다면 무기력함에 허우적거리다 날 놔버렸을 것 같다.
그 지인들이 날 위해
옆에서 알면서 모르는척 이끌며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던 때가 있었다.
나도 그들에게 그런 사람이였을까?
P.39 - 삶은 고통과 행복의 반복.
그러니 당신도 이제 그만 나를 용서해주세요.
P. 66 - 고장 난 나를 고쳐줄 정비공은 당신밖에 없다.
삶은 고통과 행복의 반복이며 고장난 나를 고쳐줄 정비공 또한 나라는 말이
아닌듯 위로가 되어 힘이났다.
날 아는 사람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인 것을 왜 몰랐을까?
아니, 알고 있었지만 모른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작가님의 편지에서
P. 293 - 이 책의 제목을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이야기'라고 정한 이유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동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숲을 표지로 사용하기도 했고요!) … 그렇게 우리 숲처럼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사람이 됩시다.
어른을 위한 따뜻한 동화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보니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딱딱한 느낌보다는 잔잔한 느낌을 받았음을 알았다.
옆에서 잔잔히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며
날 다독여주기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잔소리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따뜻함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럴 땐 울어도 돼요."
라는 말은 가족도 해주지 않았던 말이다.
어릴 때 힘들어 울고 있어도 왜 그런 걸로 우냐며 다그쳤다.
그러다보니 숨어서 울 때가 많았고
펑펑 울면 속이 시원해 졌지만 점점 더 답답해졌다.
우는 내가 밉고 답답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고장난 날 고치는 것도 나인데.
날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나인데.
왜 날 미워했을까.
이 책을 다 읽고나서 내가 날 미워하고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대견해요. 그리고 참 애썼습니다."
살아가며 누군가를 신경쓰고 챙기는 것이 먼저였던 나를
정작 내 자신을 신경쓰고 챙기는 마음을 잊고 살았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 토닥여주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이야기'를 읽고 받은 따뜻함을
힘들 때 힘이되던 지인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그들에게도 따뜻함이 전해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