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9
이미애 글, 이억배 그림 / 보림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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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다. 옛이야기라는 형식 자체가 들으면서 그 장면을 혼자 상상하며 즐기는 것인데, 그림책은 이야기에 장면까지 정해주니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편한 책이겠으나 이것저것 공상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또 하나의 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때는 좋은 그림이 들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옛이야기 그림책을 만들때는 그래서 역량있는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림책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글 또한 매우 중요한데 할머니 품에서 이야기를 듣는듯 자연스러워야하고 중간중간에 반복되는 말과 글을 읽는 리듬이 살아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옛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줄거리는 이미 다 알려진 것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반쪽이'는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구성하기 위한 그림과 글과 편집의 요소가 아주 잘 맞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세번째 생선 반 토막을 가져가 먹은 고양이가 주인공 반쪽이와 같이 반쪽고양이를 낳은 것은 다른 그림책에서 볼 수 없는 재치있는 장면이다. 어찌보면 장난스러운 이런 장면은 그림을 자세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볼 줄 아는 독자들을 위한 깜짝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그림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작가들과 편집자의 원활한 의사 소통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리라.

한편 한국적인 정서가 베어있는 그림은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정감이 있다. 외국에 사는 친지나 친구들에게 선물하면(외국어판을) 이 책을 선물 받은 사람들은 이웃에게 보여 주며 자랑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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