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다. 옛이야기라는 형식 자체가 들으면서 그 장면을 혼자 상상하며 즐기는 것인데, 그림책은 이야기에 장면까지 정해주니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편한 책이겠으나 이것저것 공상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겐 또 하나의 틀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때는 좋은 그림이 들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다.옛이야기 그림책을 만들때는 그래서 역량있는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림책의 완성도를 좌우한다.글 또한 매우 중요한데 할머니 품에서 이야기를 듣는듯 자연스러워야하고 중간중간에 반복되는 말과 글을 읽는 리듬이 살아있어야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옛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줄거리는 이미 다 알려진 것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 '반쪽이'는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구성하기 위한 그림과 글과 편집의 요소가 아주 잘 맞는 책이라고 볼 수 있겠다.특히 세번째 생선 반 토막을 가져가 먹은 고양이가 주인공 반쪽이와 같이 반쪽고양이를 낳은 것은 다른 그림책에서 볼 수 없는 재치있는 장면이다. 어찌보면 장난스러운 이런 장면은 그림을 자세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볼 줄 아는 독자들을 위한 깜짝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그림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작가들과 편집자의 원활한 의사 소통이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이리라.한편 한국적인 정서가 베어있는 그림은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정감이 있다. 외국에 사는 친지나 친구들에게 선물하면(외국어판을) 이 책을 선물 받은 사람들은 이웃에게 보여 주며 자랑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