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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LEE의 똑똑영어 - 똑바로 이해하고 똑바로 실천하는 영어 공부 ㅣ Dr. LEE의 시리즈
이상혁 지음 / 연암사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0. 이 책은 ‘영어’에 대한 책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영어’란 그 의미가 특별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영어’란 단지 영어로 유창하게 말한다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말하고 쓸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영어를 의미한다. 말하자면, 한국어를 편하게 구사하는 한국인 사이에서도 수능 국어 ‘비문학(독서)’ 문제의 풀이 속도와 정확성이 차이 나는 것과 유사한, 그런 ‘수준 차이’에 관해 이 책은 말하고 있다.
1. 이 책은 어떤 ‘개념’을 제시하고, 그 ‘개념’을 명료한 설명이나 구체적이고 적합한 예시를 통해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매우 탁월하다. 쉽게 말해, 이 책은 독자나 청자를 설득하기 위한 글쓰기와 말하기 방법을 잘 설명하고 있다. 앞에서 한 말이 뒤와 상충하거나, 사례가 빠져 있어서 그 의미를 추측해야만 하는 많은 답답한 책들을 떠올리면서, ‘왜 이렇게 좋은 책이 이제야 나왔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2. 저자의 글쓰기 이론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공신력 있는 생각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각주를 달아놓았다. 저자 스스로도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는 내용이 책에 나오는데, 나 역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지만, ‘이력을 보니 공부가 천직인 분이라 이럴 수밖에 없었겠다’든지, ‘코로나19로 시간이 많아졌을 것이다’든지 하는 추측을 할 따름이다. 덕분에 책은 더욱 믿을 만해졌고, 독자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의혹을 해소하거나 추가적인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3. 이 책은, 치열한 고민과 현실 검증을 거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주장하는 ‘5문단 에세이’에 대한 반론과 재반론이라든지, 인터뷰에서 추가질문을 유도하는 방법 등 책의 곳곳을 읽으며 ‘실제로 활용 가능한 방법’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충실히 읽고 그 개념들을 자신의 말과 글에 실천하는 사람들은 글자 그대로 ‘논리의 황제’라든가 ‘언어의 마법사’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이처럼 보편적이고 실용적이고 탄탄한 글쓰기/말하기 이론서를 굳이 ‘똑똑영어’란 제목으로 내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책을 읽었었는데, 책 날개에 보다 보편적인 주제의 후속작 ‘논리적 글쓰기’와 ‘오류와 편향을 넘어선 논증’이 나온다고 하여 기대가 무척 크다.
첨언: 만약 이 책을 학교 선생님들께서 읽고 활용하신다면 논술형 수행평가의 공정성 문제가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