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메이커스 - K팝의 숨은 보석, 히든 프로듀서
민경원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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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 K푸드, K드라마. 세계에 파급을 일으키는 한국의 문화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가장 영향력 있는 것은 K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외모면 외모,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까지 고루 갖춘 아이돌을 중심으로 한국의 음악이 많은 이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K팝은 중독성에만 매달린 의미 없는 가사의 나열에 불과하다거나, 판에 박힌 스타일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인기를 그렇게 치부할 수 있을까. 동남아뿐만 아니라 미주, 유럽에서까지 음악적 성과를 이루는 데는 분명 그만한 매력과 가치가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대중음악 전문 기자인 저자 민경원은 이런 K팝을 만드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K팝 제작기와 음악 스타일, 추구하는 방향까지 숨은 K팝 메이커스 스토리를 들려준다.


사실 이 책은 목차부터가 이미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방탄소년단을 만든 빅히트 피독부터, 런던 노이즈, 포스티노, JYP 이우민, 슈퍼프릭 진보, 그리고 아이돌이지만 메이커이기도 한 씨엔블루 정용화, B1A4 진영, 말이 필요 없는 28년 차 작곡가 김형석까지. 벌써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의 입을 통해 K팝을 들을 수 있다니 실로 설레는 책이 아닐 수 없다.


현직 프로듀서들과의 생생한 인터뷰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K팝의 위상, 트렌드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음악을 어떻게 시작했으며, 어떤 음악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가수들과 어떻게 작업하는지 등 우리가 실제적으로 궁금한 뒷이야기들에 관해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저마다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이 모두 달라 다양한 음악 성향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재미 요소다. 덕분에 노래 한 곡이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하고 작업 배경을 알 수 있었달까.


이들이 음악을 만들 때 공통으로 생각하는 것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었다. 노래는 결국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곡을 완성하기까지 가수의 목소리와 창법, 이전 곡들까지 모두 꼼꼼히 살피고, 꼭 맞는 노래를 입혀서 대중들에게 진짜 음악을 들려주려는 시도. 이들 메이커가 하는 일이 단순히 곡을 뽑고 앨범을 메이킹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각자가 가진 음악 철학을 듣고 있노라면 K팝에 대해 얼마나 얕게 알고 있었으며 얼마나 많은 편견이 있었는지 새삼 부끄러워진다. 자신의 일을, 가수를, 음악을 대하는 그 태도가 너무 멋져서 나도 나의 일을 대하는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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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8 - 망가진 여행 어떤 날 8
강윤정 외 지음 / 북노마드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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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낭만, 설렘 같은.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고 sns에는 행복해 보이는 사진과 글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모든 여행이 성공적이지는 않다. 때로는 예기치 못했던 상황을 겪기도 하고 사소한 일에 예민해질 때도 있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좋았던 것들만 간직하고 안 좋았던 기억들은 지우고 싶지만, 고생한 게 더 기억에 남는 법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망가진 여행에 대한 기억들이 이번 <어떤 날 8>의 이야기이다.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 좋은 여행이었을 지라도 모든 순간이 완벽하지는 않다. 작든 크든 어딘가 어긋나거나 부서질 때가 있다. 기대를 잔뜩 안고 떠난 여행에서 가진 돈을 몽땅 잃어버린다거나, 같이 간 사람과 심하게 다투거나, 음식이 안 맞아 먹는대로 다 비워내며 고생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일은 겪지 않는 편이 더 좋겠지만, 여행이 무조건 행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오히려 여행이 더 망가질 수도 있다.

여행을 망치려면 일단 여행을 떠나야 한다.   -이현호, '어떤 싸움의 기록' 중에서 

  지나친 기대와 두려움을 제쳐두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망칠 수도 있지만 앞일은 모르는 일이니 일단 떠나고 보자는 마음이 된다. 일단 떠나야만 완벽하든 망가지든 '어떤 여행'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에 대한 환상이 아닌 현실이 적나라하게 담긴 이야기들이었지만 어쩐지 오히려 떠나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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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연결 - 검색어를 찾는 여행
아즈마 히로키 지음, 안천 옮김 / 북노마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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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리고 우리는 그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간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 속에서 살면서도 우리는 그 중 아주 일부만 탐험한다. 늘 똑같은 하루, 똑같은 범위 안에서 살다보니 그에 맞게 취사선택된 정보 안에서만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비슷하게 복제되고 통제된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나만의 인생을 찾고자 한다면 '약한 연결'을 맺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여기서 약한 연결이란, 익숙하고 제한적인 평소의 강한 유대관계를 벗어난 예측불가능한 우연에 의한 것을 말한다. 익숙하고 언제나 가까이 있던 것들을 벗어나 뜻밖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검색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아즈마 히로키는 '여행'을 권한다. 검색어를 얻기 위해서는 인터넷만 할 것이 아니라 신체를 이동해야, 즉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여행을 떠나-새로운 환경에서-새로운 사물을 접하면-그것이 새로운 욕망으로 발전해-새로운 검색어가 된다는 것이다. 어느정도 일리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갈때면 평소라면 전혀 검색하지 않았을 단어들을 검색하게 되고 덕분에 여행이 아니었다면 평생 몰랐을 수도 있는 정보들을 많이 얻곤 했다. 그리고 다시 그 정보를 통해 또 여행하고 또 새로운 검색어를 찾게 되기도 했다.

 예전보다 개인주의가 늘어나고 서로의 유대가 얕아져서 '강한 유대'가 필요하다고 하는 편이 더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반대로 약한 연결이야말로 더 다채로운 삶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역설하는 것이 꽤 신선하기도 하고 묘하게 설득력도 있었다. 우연한 계기로 인한 만남이, 그 약한 연결이 어쩌면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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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립청춘 - 우리는 소도시에서 일한다
배지영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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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브런치북 2회 대상 수상작 <우리, 독립청춘>. 깔끔하면서도 알록달록 예쁜 표지가 눈에 띈다.

소도시에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청년들과 저자 배지영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기록한 그들의 삶. 배지영 씨가 만난 43명의 군산 청춘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신념으로 질을 찾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잘 사는 삶이라는 것은 기본 공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는 그런 삶을 알게모르게 강요받으며 살고있다. 그리고 서울(수도권)은 그런 삶을 위한 기회의 땅인 셈이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일명 고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곳곳에 만연하고,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과 달리 일부 직업군에 대한 아니꼬운 시선도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꿈은 잊어버린 채 틀에 박힌 '좋은 삶'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간다.

 이 책에 실린 43명의 청춘들 중에는 대학을 안나온 사람, 실패를 맛본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 군산 청년들은 말한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서울이 아니라 소도시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이다. 직업군도 참 다양하다. 저글러, 마술사 같은 문화예술 분야 뿐 아니라, 교수, 정비사, 파티셰, 환경미화원, 농부, 요리사, 기자, 물리치료사, 사진사 등 정말 다양한 일을 하는 청춘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삶도, 하는 일도 모두 다르지만 어쨌든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걱정과 어쩌면 불편할 수도 있는 시선을 이겨내고 그들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그삶이 어떤 것이든간에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설사 그 와중에 큰 손해를 입고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려는 그 모습마저 빛이 난다. 그리고 어쩐지 위로받는 느낌도 든다. '우리들을 봐. 남들이 좇는 성공의 삶은 아닐지 몰라도, 비록 지방 소도시라도 우린 이렇게 해냈어. 남듣처럼 성공할 필요없어. 괜찮아.' 라고 말해주기 때문일까. 

책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나는 망망대해에 떠있는 상태지만 그래도 행복의 기준점을 자기 안에서 찾는 법을 조금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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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립출판 우리, 독립출판 1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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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텔 뮤직에서 진행한 처음학교-편집자되기 수업 2기생들이 직접 기획,조사하고 인터뷰, 촬영, 교정, 편집까지 참여한 책 <우리, 독립출판>. 이 책에는 26인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예비편집자가 되어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과정이 얼마나 의미있는 시간이었는지 들어가는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럼 예비 편집자의 면밀한 조사끝에 인터뷰가 성사된 독립출판 작가들은 누구였을까. 김은비, 임소라, 정미진 등 내가 아는 작가분들도 계셨지만 거의 대부분은 잘 모르는 작가분들이었다. 물론 내가 독립출판물을 접한지 얼마 안되기도 해서 그런 것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새로운 작가를 한꺼번에 많이 소개 받은 것 같아 기뻤다.


 인터뷰에는 자신의 책을 쓰게 된 계기나 무엇에 대해 쓰는지, 몇부를 찍고 유통은 어떻게 하는지 등 독립출판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어떤 이십대를 보냈는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무엇을 사랑하는지 등 작가 개인과 그 인생까지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그저 독립출판물과 작가를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독립출판 작가의 삶과 생각을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글을 담아낼 책의 판형과 제목을 정하고, 인쇄와 제본을 맡기거나 직접 하기도 하고, 일일히 서점에 입고를 부탁하는 것까지 모두 자신의 힘으로 해나가는 독립출판 작가들. 한번에 몇천부씩 찍어내는 기성 출판물과 달리 소량이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소규모 출판물들의 매력은 작은 책방에서 유난히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자신이 보고 경험하고 느낀 것,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작가들의 이야기는 한번쯤 자신의 글을 써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말 가까이 느껴질 것 같다. 어떤 이야기를 왜 쓰게 되었는지도 흥미롭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책으로 펴내게 되었는지 알아가는 과정도 재밌었다.

꼭 독립출판에 관심이 없더라도 (아무래도 작가님들이라 그런지)와닿는 말들이 많아서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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