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 모험 편 - 아서 고든 핌 이야기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5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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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앨런 포 전집의 다섯번째 책 '모험편'을 마쳤다. '모험편'은 앞선 네 권이 수많은 단편들로 구성되었던 것과는 달리 두개의 긴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서 고든 핌 이야기'와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 이렇게 두 편의 모험이야기가 실려있다. 사실 그동안 단편들만 연달아 읽는 통에 지치고 집중력도 많이 흐려졌는데, 모처럼 호흡이 긴 이야기를 읽으니 재미가 붙어서인지 두 이야기 모두 만족스러웠다. 물론 그 중에 더 공들인 흔적이 보이고 더 재미있었던 것은 '아서 고든 핌 이야기'였다.


 '아서 고든 핌 이야기'는 아서가 출항하는 배에 친구의 도움으로 몰래 숨어들었다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일들을 그려내고 있다. 전에도 술에 취한 친구 어거스터스 덕분에 조난 당할뻔 했던 아서는 또다시 바다를 향한 열망을 품게 된다. 그래서 출항하는 배에 오르는 어거스터스의 도움으로 배의 화물창 안에 몰래 숨어 바다로 따라 나가게 된다. 여기서 친구는 한동안 나타나지 않고 아서는 홀로 그 안에 갇힌 채 죽음과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 생존싸움을 하는 모습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갇힌 공간안의 탁한 공기, 부족한 식량, 끝없는 잠까지 아서는 혼자서 이겨내야 했다. 그 속에서 느끼는 아서의 두려움과 공포, 좌절감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보는 내내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험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배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하고 배를 되찾고 나서도 폭풍우에 휩쓸려 또다시 조난 당하고 기울어가는 배 위에서 다시 생존싸움을 하는 이야기들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야기가 단순 배 위에서 일어나는 조난상황과 생존싸움에 그쳤다면 여느 다른 비슷한 소설도 많겠지만, 아서의 모험은 또다른 위험한 곳으로 이어진다. 처음 바다를 향한 모험에 대한 동경심으로 시작했던 작은 행동이 아서의 삶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흐름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아서가 겪는 상황 하나하나를 실감나게 묘사하여 생동감이 넘쳤다. 또한 아서의 의식흐름이 친절하게 서술되어 있는데다 다른 인물들의 패닉상태도 이해하기 쉽게 그려져 있어, 그 상황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재미를 느끼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또다른 이야기인 '줄리어스 로드먼의 일기'는 북아메리카 대륙을 모험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인데, 대자연의 여러가지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그 과정이 눈에 그대로 보이는 듯 했다. 사실 앞서 미스터리편, 공포편, 환상편, 풍자편 에서는 어느쪽이라고 명확히 규정하기 힘든 이야기도 몇몇 있었는데, 모험편은 확실히 '모험'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는 데다 그 모험의 과정이 흥미진진하기 까지 해서 인상깊게 남았다. 에드거 앨런 포는 공포스럽고 괴기스러운 글만 쓰는 줄 알았던 지난 날의 좁은 식견은 이번 모험편을 읽으면서 확실하게 깨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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