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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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 이 책을 받아 감상문을 쓰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그리고 소녀는 대원수가 되었다』의 집필, 그 집필을 위한 자료 조사, 기타 생업이 겹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으니까.

그래도 힘든 시간 동안 이 책이 많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기운을 잃고, 의욕을 잃고 소설 쓰기마저 팽개칠 정도로 우울할 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힘을 냈으니까.

책의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는 건 이 책을 구매할 이유를 감소시키니, 오늘은 이런 책을, 혹은 다른 어떤 책이라도 읽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국어국문학과를 나왔지만, 기억하기로 늘 이단적인 존재였다고 생각한다. 다들 이번 이상문학상에 뭐가 나왔네, 누가 신춘문예로 등단했네, 모모 작가들이 신간을 냈네 떠들 때, 나는 하나도 거기에 관심이 없었다. 나는 만화를 좋아했고, 라이트노벨을 좋아했고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고, 장르문학 잡지를 매달 사서 읽었다.

순수문학인지 문단문학인지 뭔지, 하여튼 정체불명의, 내가 읽어본 적도 없고 읽을 생각도 없었던 책들을 기초로 대화가 오가고 문학 이론을 배우고 시험 문제가 나오고…… 그런 매일매일 속에서 나는 그 사이에 끼어들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누군가 이언 매큐언을 찬미할 때, 나에겐 스티븐 킹이 우상이었고, 또 누군가 김연수 작가의 신작에 감동할 때 나는 이영도의 신작 소식을 간절히 기다렸다.

그런 환경에 놓여 있다면 어떤 사람은 자퇴를 결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한 선택은 조금 달랐다. 나는 시험 답안지에 적어야 하는 문학 이론에, 내가 좋아하는 장르소설이나 만화를 예로 들어서 써서 냈다. 졸업논문도 그렇게 했고(나중에 석사논문도 그렇게 했다).

교수님들이 참 너그럽게 봐주셔서인지, 나는 A나 B를 받곤 했다. 어떤 사람은 이런 내가 참 대단하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그저 내가 자퇴를 결심할 만큼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중요한 건, 이거다.

마음의 기둥을 세우라는 것.

어떤 이는 웹소설 작가에게 국문과 진학은 필요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웹소설 작가가 되고 나서 느낀 건, 그때 배운 문학 이론들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학 이론들을 ‘필요없다’고 버리거나 도망치지 않고, ‘내 기둥’을 잣대로 삼아 내 식대로 해석하며 정면에서 부딪친 것. 그건 정말 잘한 일이라는 것도.

나는 종종 하세쿠라 이스나를 인용하며 ‘웹소설만 읽고 웹소설 쓰지 마라’는 충고를 한다. 지금도 이 견해는 변하지 않았다. 내가 대체역사소설을 쓸 때 많은 빚을 진 작품들은 대체역사소설보다는 그냥 역사소설들이었으니까.

그러나 반대로, 이런 충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너무 강박적으로 종이책 소설들을 읽으려 들 필요는 없다고. 내 취향이 잘못되었다고, 트렌드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냥 취향에 맞는 소설을 읽으면 된다.

다만,

‘마음의 기둥’을 세우고,

‘더 넓은 독서’로의 영역 확장을 두려워하지 말 것.

이 두 가지를 명심하면 될 것 같다.

취향대로 읽되, 취향에서 잠깐씩 벗어나 새로운, 그러나 미지의 취향을 향해 여행을 떠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 소개할 책 역시 그러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흔한 심리학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의 마음에 달렸다.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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