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미래 - 팬데믹 이후 10년, 금융세계를 뒤흔들 기술과 트렌트
제이슨 솅커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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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서평을 의뢰받았다. 요즘 관심사도 관심사거니와, 이렇게 서평 쪽으로 신뢰를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라 흔쾌히 의뢰에 응했다.

그렇게 받은 책이 바로 『금융의 미래』. 원제는 『The Future of Finance After COVID』다. 즉 ‘코로나 이후’의 금융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지금 가장 사람들의 생활과, 경제, 국제정세와 밀접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이와 관련된 금융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지금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야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유용한 지식이 있을까?

하지만 이 책은, 미래에 코로나 사태를 극복한다고 해서 쓸모가 없어지는 책이 아니다. 현 이슈와 관련된 요소를 파헤친다 해도 보편적인 ‘돈의 규칙’, 돈 문제의 해결법에는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설령 코로나19가 완전히 극복된 이후에도 이 책은 여전히 유용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와 위기 속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그 시대를 헤쳐나갔는가’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슈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책을 읽을 때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그 방법을 구하기까지의 과정, 사고의 ‘원리’를 배우는 것이다. 원리를 익히면 다른 상황에서도 어느 정도 응용이 가능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길을 제시해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지금까지 나름 잘 해왔음을 확인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핀테크, 비대면=원격 기술 금융의 발전 속에서, 내가 이용하는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뱅크, 그리고 KB의 각종 어플리케이션 발달 등이 그 흐름에 속해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일단 나는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흐름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가속해왔는데, 카카오펀드, 그 중에서도 IT와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선택은, 해당 분야가 핀테크와 비대면=원격 기술과 동의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더욱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확인했다.

물론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카카오펀드 중 ‘AI가 관리하는 합리적인 펀드’에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는데, 이 책에서는 AI 등의 새로운 기술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 되어 있으며, 이를 맹신하고 투자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실패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그런 이유라니 씁쓸하면서도 지식이 탄탄해지는 묘한 느낌이 든다.

의외인 부분도 있는데, 국내의 자칭 경제 전문가, 혹은 경제 전문지에서 주장하는 규제 철폐에 대해 저자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산주의는 냉전의 종식과 함께 패배한 것이 아니며,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물론 저자의 직업상, 그런 미래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교차검증하기 위해 해외 전문가의 시선도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국내의 자칭 전문가들이 이러저러하게 말했다고 해도, 해외의, 노는 물 자체가 다른 전문가가 보는 시선은 또 다른 법이니까.

하지만 모든 책이 그렇듯이, 다소 약점을 지닌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지급하는 지원금에 대해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돈을 공짜로 받는다’고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지원금은 그 기회를 빼앗는다’고 말하는 모순을 범한다. 조금만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두 말 중 하나가 참이면, 다른 하나는 거짓일 수밖에 없는데 말이다.

이는 사회학이나 심리학 같은 분야에는 전문가가 아닌,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이를테면 중국 근현대사의 전문가가 중국 고대사에 대해 강의하면 오류가 어마어마하게 튀어나오듯이 말이다. 따라서 다소 이상한 부분은 적당히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런 단점을 안고 있더라도 이 책은 세계 경제의 현황, 흐름, 미래를 읽기 위해서는 참 좋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거시적인 맥락을 잡아준다. 따라서 이 책으로 중요한 테마, 거시적인 흐름, 보편적인 법칙에 대한 느낌을 잡고, 다른 책으로 디테일한 지식을 보완해나가면 좋을 듯하다. 곧 이어서 또 두 권의 책이 서평 의뢰로 도착할 예정인데, 이 책을 기반으로 하여 그 책들을 통해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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