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핵심 - 누구보다 빠르게 완벽한 이야기를 만드는 기본 작법
리비 호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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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볼 때는 '차례'를 먼저 본다. 이 책이 잘 구성돼 있나? 이 책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것이 나한테 도움이 될까? 다다익선이라지만 아무리 독서라도 그 조금의 시간이 내게 도움이 됐으면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의 핵심> 차례는 제가 딱이었다. 지금 내가 필요한 것, 챕터3의 플롯.

드라마를 쓰고 있는 신인작가로서, 캐릭터가 중요하고 주제가 중요하다는 거 모르지 않는다. 모든 작법서가 지면을 할애해 강조하는 것이 캐릭터고 주제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것을 보여주냔 말이다. 어떤 순서로 그것을 보여줄 때 효과적이냔 말이다. 내 드라마의 주제는 이겁니다~ 이렇게 말로, 대사로 할 수 없지 않은가. 내가 도움 받고 싶은 건 언제나 how 였는데 지금까지의 작법서는 그것이 참으로 애매했다. 혹은 몇몇 유명 작법서가 설명해놓고는 있지만 이젠 너무 많이 읽어서 다른 글로, 다른 문장으로 자극받고 싶었다. 딱 적절한 타이밍에 <이야기의 핵심>을 읽었다.

<이야기 핵심>이 설명하는 플롯은 A4 용지 36페이지로 끝나는 단막에 적용해도 좋을 듯하고, 120장에 이르는 영화 시나리오에 적용해도 좋을 듯하다. 나는 16부 드라마 전체 구성을 볼 때 이 플롯을 사용했다. 이미 내가 설정해놓은 16부 구조, 이를 테면 4부엔 어떤 장면으로 엔딩을 치고, 6부엔 어떤 엔딩을 친다는 구조에 이 플롯을 한번 적용해봤다. 예를 들어 첫장면은 1회 엔딩으로, 주인공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어떤 결심을 하였는지 보여준다. 촉발사건으로는 2회 엔딩. 주인공이 예상치 못한 일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전체 구성을 보았더니 도움이 됐다. 또한 장면 드라마가 갖는 한계이자 단점인 8부~12부까지의 애매한 구석을 선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시중에 장편 드라마를 위한 작법서가 없는데, <이야기의 핵심>은 가뭄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아는 만큼 보인다고, [끝까지 독자를 사롭자는 비결, 전개속도]는 충분히 이해가 안 간다. 아직 이 챕터를 이해하기에는 내 경험이 미천하기 때문일 텐데, 언젠가 이 챕터마저도 이해가 가는 날이 온다면 나는 엄청난 작가가 돼 있을 것 같다.

글 쓰는 것을 시작한 사람, 시작했으나 방향을 몰라 방황하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한다.

본 리뷰는 한스미디어 서평 이벤트에 당첨돼 증정받은 책을 읽고 쓴 것이지만, 내용은 모두 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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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 사전 - 작가를 위한 갈등 설정 가이드 작가들을 위한 사전 시리즈
안젤라 애커만.베카 푸글리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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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을 쓸 때와 달리 장편을 쓸 땐 1인 주인공으로 극을 끌고 나가기 힘이 든다.

16부 드라마를 끌고 나가야 하는 입장에선 더더욱.

주인공은 어느 정도 세운 것 같은데... 

주인공만으로 동해번쩍 서해번쩍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막막한 그때 만난 책이 '딜레마 사전'이다.


이게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보다는 뭐라도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읽은 책.

이야기의 생명을 불어넣는 첫번째가 갈등이고, 

그 갈등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캐릭터와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다른 캐릭터를 세우거나 

캐릭터의 목표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계속 만들어내거나...

결국 모두 주인공 캐릭터에서 나오는 거다. 

갈등도, 대척점에 서 있는 캐릭터도, 장애물도.

이것들이 한데 어울어져야 극은 힘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그냥 있어 보이는 것들로 아무렇게나 설정해놓으면 

니맛도 내 맛도 아닌 이상하게 재미없는 이야기가 된다.


서문에서 명쾌하게 설명해놓은 갈등의 중요성, 캐릭터의 중요성은 

두어번 읽어도, 아니 필요할 때마다 읽어도 좋을 법하다. 

읽을 때마다 '아하!!' 하는 느낌이랄까.

생각해보면 딜레마 사전의 서문에 적혀있는 것들은 아주 낯설거나 참신한 것은 아니다.

좋은 작법서라면 모두 강조해놓은 기본 중에 기본이기에.

그런데도 읽을 때마다 돌 터지는 것처럼 '아하!' 한다는 것은 

그 쉬운 기본을 매번 잊기 때문이지 않을까.

여러번 강조해도 절대 부족함이 없는 서문이다.

몇 번씩 읽어서 천금으로 삼아도 괜찮을 듯 하다.


딜레마 사전의 차별성은 서문 다음 챕터이다.

관계상의 갈등, 실패와 실수, 도덕적 딜레마의 유혹, 

의무와 책임, 압력의 증가와 시간 압박, 승산없는 시나리오....

내가 만든 주인공이 처한 갈등 상황을 찾아서 보면 길이 보인다.

주인공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이 처해있는 상황도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심각한 결과,

그로 인한 감정, 내적갈등이 총망라해있다.

이를 통해 주인공을 이해할 수도 있고,

혹은 내가 주인공 설정을 잘 하고 있구나 아니면  못하고 있구나를 판단할 수 있다.

정답은 아니겠지만 여러 길 중에 어떤 길을 선택할지 도움받을 수 있는 책인 듯하다.

특히 장편 드라마를 써야 하는 작가들에게는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



(본 리뷰는 월북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고 

성심성의껏 정독하여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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