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회사의 마케터 매뉴얼
민경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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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리뷰를 기록한다.
바로 ‘가난한 회사의 마케터 매뉴얼’
제목만 봐도 이 책을 왜 봐야하는지, 누가 봐야하는지 딱 알겠는 그런 책이지 않나!
소규모 회사, 또는 마케팅에 크게 주력하지 않는 회사에서 오만가지 홍보/마케팅 일을 하는 마케터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나는 언어전공인데, 첫 회사에서 맡았던 직무가 홍보일이어서 지금까지도 홍보관련 일을 하고 있다.
광고 / 홍보 / 마케팅은 언제나 그 영역과 선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서,
예전에는 누가 물어보면 ‘홍보’일을 합니다. 라고 대답했으나, 요새는 그냥 마케팅을 한다고 하고 있다.

정말 순식간에 책을 다 읽었는데, 이 책을 비전공자인 홍보/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몇 가지가 있다.

1. 글이 너무 재밌다.
말하는 것을 잘 못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이 분 문장력이 보통이 아니다. (하긴 그러니까 이 업계에서 일하고 계시겠지?)
트렌디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문체이다. 센스있는 요즘 사람 문체라고 표현해야하나.
마케팅을 책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종이를 넘기나 검정색과 흰색만 보이는 것 같다고 느낀 사람들에겐 특히나 강추. 

2. 은근히 스며들어오는 마케팅 지식.
글이 재밌어서 의식하지 못했는데 은근히 책 안에 전문 지식이 들어있다.
전문적인 내용이 엄청 깊지는 않아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원한다면 조금 맞지 않을 수도 있다.(사실 그렇게까지 디테일한 내용을 원한다면 이 작가의 후임으로 들어가 전수받아야하지 않을까...)
엄청 깊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엄청 얇지도 않다. 재밌게 읽다보면 전문적인 내용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져서 어느새 좀 많이 알게되었는데? 싶은 정도. 그리고 마케팅 업무의 넓은 영역 안에 이런 일이 있고 이렇게 일을 진행하면 되겠거니 하는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정말 큰 회사가 아니고서는 자잘한 모든 업무를 다 전수해줄 수는 없기 때문.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도 (사실은)한정적이나, 작은 규모라도 상사가 바라는 건 많은 영역이니까....^ㅡ^ 잘 모르지만 약간이라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3. 공감과 위로
프롤로그에 이렇게 나와있다. 

이 책은 전문적인 마케팅 교육을 받지 못한 ‘어쩌다 보니 마케팅을 하게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였습니다. 작은 회사일수록 해야 하는 일의 범위는 넓고, 위에서 바라는 것은 많지만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없으며, 그리하여 배워본 적도 없는 일을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뭐야, 이거 내 얘기잖아.

이렇게 생각한 사람이 정말 많을 것 같다. 그리고 업무에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당당하게 ‘나 글 잘씀’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역시 글쓰기 능력은 별로 없으나 그나마 활용할 재능이 이거라 하고 있으며 만들어낸 콘텐츠에 어딘가 틀린 곳이 없는지 전전긍긍하며 노출시키고. 나중에 작은 오타나 실수를 발견하면 그렇게 이불킥을 하게 되는데. 책을 읽으며 역시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 모두가 그렇구나 하며 약간의 위로를 받은 느낌과 그러하니 좀더 좋은 콘텐츠를 짜내어볼까 하는 힘도 생겼다.
마케팅과 마케터, 이 일을 하는 자세에 대한 내용에서는 나는 나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봐야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작은 회사일 수록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이 일 저 일 손수 파가며 알아가는 과정이 결코 녹록지 않으나, 지나고 나면 (특히 이력서 및 경력기술서를 쓸 때) 빛을 발하는 날이 오긴 오더라.
나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더 일을 즐겨봐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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