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17세기 조선 유학사
강지은 지음, 이혜인 옮김 / 푸른역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망국 직후부터 현대까지 근대적 지식인들의 주요 과제는 근대성을 찾아내는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조선왕조는 근대에 대치되는 반동적 존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근대 역시 역사의 짧은 일부이며 특수한 현상이니, 이 책은 근대와 ‘다른‘ 시간의 흐름을 사상사적으로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사, 한 걸음 더
한국역사연구회 지음 / 푸른역사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건전하고 진지한 질문과 문제의식을 적어낸 좋은 책이다. 학문의 진지함을 간직하면서도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이들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진 책이나, 개별 주제 중심의 구성은 서사적 역사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설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사, 한 걸음 더
한국역사연구회 지음 / 푸른역사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래 읽기는 추석 전에 다 읽었지만, 감상은 지인에게 한 호언장담과 달리 추석 다음날에나 적게 되었다. 지금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건전하고 진지한 질문과 문제의식을 적어낸 좋은 책이다. 학문의 진지함을 간직하면서도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이들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장과 논리는, 책의 본래 의도에 충실하게 쓰여졌다. 한 예로, 필자가 이전에 학습을 위해 손병규 선생의 책을 읽었을 때에는 낯선 주제와 수준높은 문장 때문에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손병규 선생의 글을 한달음에 읽어내리고 선생의 저술의도를 파악하고는 탄복하였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학계의 연구 방향과 그건 축적된 연구성과를 알지 못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자기가 공부하는 시대, 주제가 아니면 연구 동향을 충실히 파악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본래 조선후기 경제제도사를 전공하시다가 최근에 16세기 정치사 관련 서적과 논문을 활발하게 집필하고 계신 이정철 선생(대표저서 : <대동법>,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같은 경우도 있지만, 이와 같이 다른 시대, 다른 주제를 논하는 것은 상당한 공부와 용기를 요구하는 일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독자들을 위해 진입장벽을 상당히 낮추어 주었다. 저자들이 스스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지, 지금까지 역사학계에서 해당 주제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는지를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기에, 독자들은 자신이 모르는 주제에 대해 어느정도 알게 된 뒤에 저자들의 고민과 역사학계의 화두를 마주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주제와 시대에 대한 글을 모은 구성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사건의 전개를 서술하는 서사적 역사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있다. 또한 학계가 기존의 통설과 다른, 하나의 완결된 역사관을 제시해 주리라 기대한 독자들은 '그래서 지금 역사학자들이 생각하는 한국사의 전체 형상은 어떤 것인가?'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에 더하여, 기본적으로 아이디어 모음집 내지는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수록한 책이기에 수록된 주제에 대해 관심이 덜한 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주제에 대한 책이 아니라는 실망을 품을 수도 있다.

 내가 아는 것을 남에게 전달해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스스로 모르는 경우도 있고, 내가 당연히 안다 여겨 기본 전제로 삼은 것을 남이 몰라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아는 것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남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아는지, 내가 아는것이 나와 그들, 그리고 세상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남들과 말을 하고, 남의 말을 들으며 서로의 앎을 주고받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마치 이 책과 같이 말이다.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서술했다. 이 말은 역사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도 알고 있지만, 역사 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수많은 존재들 간의 무한한 상호작용이라는 것은 잘 모르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역사학계는 학계 밖의 사람들에게 계속 말을 건낼 것이고, 언젠가는 필자도 역사학자로서 다른 이들에게 말을 건낼 것이다. 그리고 역사학자들은 사료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와 주는 같은 시대의 사람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미래에게 역사가 될 시간을 살고 있으며, 살아 움직이는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 역사에게 한번 말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