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 - 내 인생에 주어진 단 한 가지 의무
이지현 외 지음 / 내가그린기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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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행복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행복하다고 말하며, 또 자주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사실은 내가 지금 겪는 모든 현실적인 크고 작은 역경들은 종국에 행복하고자 거쳐가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행복'은 인생에 엄청 중요한 주제임이 틀림없는데, 비교적 우리의 화두에 자주 오르지는 못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이런 저런 별의별 이야기는 다 해도 정작 '행복'에 대한 이야기는 낯부끄럽다고 미루고 미뤄둔 주제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이란 단어가 참 익숙하면서도 멀게 느껴진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욱 빠져들었다. 사실 이 책 속의 9명의 작가들은 다들 참 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그들의 생각 속에는 '어쩜 이렇게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지!' 하는 부분도 꽤나 있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았던 적은 없지만, 나를 위해 돈을 써도 행복은 잠깐이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아도 그때뿐이었다. 행복은 마실수록 갈증 나는 바닷물 같았다. 목마름을 채우는 길은 하나, 욕망을 멈추는 것이었다.

특히 요즘 순간의 행복, 소소한 행복 등 단순한 종류의 만족감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요즘 그것에 미쳐 산다,, 밤에 마시는 맥주, 인형 베고 넷플릭스 보기, 여유롭게 커피 마시기 등등 소모적인 행위에서 느끼는 만족감을 매우 추구하는 편).

여전히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만족시키는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행복하다고 착각했다.

기분 좋은 느낌을 위해 더 열심히 '자극'을 찾았다.

그러나 그런 일련의 행위들의 기쁨은 순간적이다 책의 말을 인용하면 그 감정들은 감가상각된다. 그럼 그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더 큰 자극을 찾게 되고 책에서는 이 악순환을 마실수록 갈증 나는 바닷물 같다고 했다. 나의 모든 소비 행위와 오직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한 행위들에 대한 적당한 지적이었다.

사람들의 욕망과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들은 조회 수를 낚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미끼로 삼는다. 그들은 대리만족을 통해 순간적인 해소를 느끼지만, 곧 자괴감을 동반한 무기력에 빠지기 쉽다. 점점 자기도 모르게 만성적인 행복 결핍증 환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스스로 만족감을 주는 행위를 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는 대리 만족을 느끼기 위한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나도 최근에 '인마이백' '언박싱' 영상에 빠져서 습관적으로 영상들을 찾아 보았는데, 그렇게 무엇인가에 대한 결핍을 끊임없이 인지하고 욕망하는 게 스스로에게 이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행복은 감가상각된다. 그러나 여기에 전제가 있다. 완벽한 만족감만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면 그렇다.

행복=완벽한 만족의 상태. 라고 정의하게 된다면 행복의 정의와, 행복을 느끼기 위한 행위는 비교적 단순해지겠지만 그 모든 과정의 반복은 바닷물을 계속 마시는 행위와 같을 것이라고 본다. 행복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정의를 (아직은 못 내렸지만)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조만간 친구들이랑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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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하는 공감은 화살이 된다

유원의 어릴 적의 트라우마는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줬던 화재 사건이었다.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기에 모두의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의 경험자가 아닌 관조자의 입장에서 말해지는 사건은 그 화재로 상처받은 유원에게는 또다른 화살이 되었다.

매체가 발달한 만큼 우리는 지구 반대편의 일도 우리 바로 앞에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가지 사건을 접하는 우리는 종종 공감이라며 사건을 쉽게 말하고, 공감이란 명분 하에 사건을 하나의 컨텐츠로 소비하기도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사건들이 어떤 누군가에겐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지우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기사에 남아 있는 댓글들은 뭐랄까,

너무 해맑다고 해야 하나.

기분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인생에서 그런 드문 사건을 겪었다고 해서, 누구도 감히 이해한다 말할 수 없는 내면의 상처가 있다고 해서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도 복잡한 것은 아니다. 해결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감정선은 어렵다가도 어느 순간 쉬워진다.

이 장편 소설이 한 아이의 외로운 상처를 다루면서도 따뜻함을 주는 이유는, 그의 상처의 치유책은 결국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기도 하다. 사람은 상처를 입히는 존재인 동시에 상처를 치유하는 존재이다.

소설의 결말은 건강하다. 유 원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현재의 딜레마를 그만의 건강한 방법으로 극복하며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바람직한 성장 소설이다.

막상 배가 든든해지니 비참하다는 생각이 더 이상 안 들었다.

평화로움의 기준

이 부분에서 멈춰서는 오래 생각했다. 결론짓기 어려운 주제라고 생각한다. 평화로움의 기준이 무엇일까. 나에게 평화는 행복이나 슬픔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 가라앉은 행복이나 슬픔과 유사한 것 같으면서도 오히려 행복이나 슬픔보다 기준을 확립하기 어려움이 있다.

평화를 생각하면 '무해함'이 떠오른다. 내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은 나에게 무해한 것이다. 내가 동경하는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내게 무해한 사람, 평화를 주는 사람.

나는 평화로움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했다.

옥상에서 보는 노을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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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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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안타까운 순간 마저도 희망적으로 견뎌온 그 시절 여성들의 인생이 담겨 있다. 하나의 이야기, 3명의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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