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박병률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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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 


흔히 문학은 쉽지만 경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경제신문을 보려고 해도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난무하니 처음엔 찾아가며 읽다가 포기하고 한다. 또 어느부분은 알겠는데 그 경제효과로 인해 파생되는 결과들을 죽죽 뒤따라 가다보면 이건 왜 그렇지? 하는 부분이 꼭 나온다. 그래서 경제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으레 경제관련 책들도 참 멀리하게 되는거 같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은 경제가 어렵지 않도록 우리가 알고 있던 문학작품을 통해서 그 안에 있는 경제효과들을 작품과 함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현대문학에서 아니, 저게 경제학적으로 저런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었어? 이런 생각에 진짜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다. 

경제와 문학이라고 해서 딱딱할거 같은 편견(일단 경제는 어렵다는 생각이 있는 나에게)은 이 책에서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저자인 박병률님은 영화<기생충>으로 인해 저소득과 빈부격차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을 갖게 만들었듯이 문학, 즉 스토리가 갖는 힘에 대해 얘기하면서 스토리로 읽는 경제학을 통해 경제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초심자의 행운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초심자의 행운'이란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가 전문가보다 초반에 월등한 결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한 15년전에 읽은 책 <연금술사>를 단순히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제학 용어와도 연관이 된다고 생각하니 남다르게 다가왔다.

연금술사에서 보면 양치기 소년인 산티아고가 꿈을 꾸고 보물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여기서 초심자의 행운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무엇이든 처음을 시작하고 도전하는 순수한 마음,  그 자체가 초심자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도전을 통해 각자 스스로의 방식으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것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이다.

흔히 '초심자의 행운'은 도박이나 주식같은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말로 알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 않은 용어였다는걸 알게됐다. 파울로코엘료는 연금술사에서 초심자의 행운을 계속 이어 나가는건 계속되는 도전과 노력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카니발리제이션(자기시장 잠식)

한강 <채식주의자>

맨부커상을 탄 한강작가의 <채식주의자>를 통해 알 수 있는 경제학 용어는 '카니발리제이션'이라는 용어다.

'카니발리제이션'은 자기잠식, 혹은 자기시장 잠식이라고 단어 설명이 가능한데 같은 시장에서 기존의 스스로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상품을 판매할 때 쓰는 경제학 용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가 다이어트 콜라를 출시해 기존의 콜라와 경쟁을 시키는 것과 같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장을 새상품으로 나눠가질때 쓰이는 말이 카니발리제이션이라고 한다. 우리식 표현으로 하면 '제 살 깎아 먹기'인데 자기잠식이라 할지라도 새로운 상품, 새로운 시장을 찾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자기잠식이라 할지라도 계속 결심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름의 대표주자인 코닥이 디지털카메라가 확산되면 본인들의 필름시장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투자를 기피하다 결국 시장에서 밀려난 것을 보면 쉽게 이 '카니발리제이션'이라는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로스의 승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매디슨카운티의 다리>

영화로 유명한 소설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에서는 '피로스의 승리'라는 경제학 용어를 찾을 수 있다.

'피로스의 승리'란 이기긴 했지만 의미가 없는 승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에피로스의 왕 피로스는 로마와 두번의 전쟁을 통해 두번다 승리를 거두지만 전쟁에서 너무 많은 장수들을 잃었고 마지막 전투에서는 패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희생이나 비용의 대가를 치른 승리를 '피로스의 승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주인공인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는 짧은 시간 강렬한 사장에 빠지고 지금 느끼는 감정이 다시는 느끼지 못할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확신하지만 가정을 버리고 사랑을 택했을때의 감정이 사랑이 모든것을 해결해 줄 수 없을것을 알기에 사랑을 택하지 않고 가정을 택한다. 

20여년전 소설을 읽었을때도 최근에 영화를 다시 봤을때도 막연히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았던 감정이 경제학 용어인 '피로스의 승리'로 설명할 수 있다니 이 책의 제목이 왜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인지 알 수 있을거 같았다. 



화폐착각, 재정환상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돈 키호테>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의 3번째 PART는 경제사를 알아야 경제를 이해한다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문학작품과 용어는 <돈 키호테>의 화폐착각, 재정착각이다. 

<돈 키호테>와 경제학 용어?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돈 키호테는 예측할 수 없고 좌충우돌하는 이상한 사람을 말하곤 하는데 여기서는 환상과 착각에 빠지는 사람을 말한다. 근데 이 착각이 경제사에서 꼭 나쁜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합리적인 사람도 쉽게 빠진다는 '화폐착각'과 '재정환상'이 그것이다.

'화폐착각'이란 화폐의 명목가치를 구매력으로 오해하는 현상을 말한다. 임금이 3%올랐지만 물가도 3%인상된 경우 실제 임금상승률은 0%이지만 사람들은 임금이 3%오른거라고 착각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월급은 올랐는데 왜 내 삶은 변화가 없지?'가 대표적인 '화폐착각'이라는 것이다. 


'재정환상'은 재정지출의 효과는 높게 보면서 재정수입을 위한 납세자의 부담은 낮게 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납세부담이 커질수록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 경기부양 효과가 줄 수 있기 때문에 재정확보의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국채발행 등으로 납세 부담이 미래로 가게 되면 사람들이 부담이 적어진다는 '재정환상'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두 용어는 <돈 키호테>처럼 이성보다는 착각과 환상을 통해 경제가 순환되는 경제관련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니 문학과 경제용어가 맞물리지 않는거 같았지만 책을 읽고나니 그럴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재밌어서 술술 읽히는 경제 교양 수업>의 나온 인상깊었던 문학작품과 연결된 경제이론을 몇개 찾아봤는데 이 책은 이 외에도 파랑새증후군, 현상유지편향, 자이가르닉효과, 초두효과, 기대효용이론 등 어렵다고 생각했던 경제학 용어들이 친숙한 문학작품 속에서 설명되니 쉽게 경제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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