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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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상, 요미우리문학상, 여러 수상 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대표작인 단편소설집이다.

아홉가지 단편에는 여러 남녀들이 출현하는데 대부분 여성의 속깊은 내면을 잔잔하게 표현한다.

이야기가 끝나고 책을 덮은 다음을 상상하게 되는 힘이 있다. 그리고 모든 소설가가 그렇듯 아무렇지도 않고 어울리지 않은 단어의 조합을 툭툭 내던지며 의미를 부여한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에서도 주인공 구미코는 츠네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자기한테 어울리니까 ‘조제‘로 불러달라고 한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속 여주인공 이름을 조제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다.

조제는 동물원과 수족관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을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어 호랑이를 보러 간다. 그리고,
‘물고기 같은 츠네오와 조제의 모습에, 조제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츠네오가 언제 곁을 떠날지 알 수 없지만, 곁에 있는 한 행복하고,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제는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그것은 늘 죽음과 같은 말로 여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죽음 그 자체다.‘

불과 서른한 페이지의 짧은 소설이 백분 넘는 긴 영화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진다.
한 사람의 심리와 일생 또한 서른한 페이지의 글로 담을 수 있는 작가의 능력 또한 부럽기 그지 없다.
과거 현재를 다루며 미래는 독자의 상상에 부치는
능력 말이다.
인생은 상상하기 나름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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