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 한 신학자의 인문 고전 읽기 한 신학자의 고전 읽기 1
김기현 지음 / 죠이북스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토록 오래 고민한 것은 처음이다.
저자의 제목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그러고 보면 제목은 성공적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더 곤고해졌고 더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것을 읽을지라도 저마다의 소감은 판이하게 다르다. 내 의도에 따라 굴절되고 편집되는 것이 읽는다는 것이다.
비단 책만? 세상도 읽고 영화도 읽고 사람도 그렇게 읽는다.
그리고 내 마음은 창고에 짐을 쌓듯 내가 읽은 것을 차곡차곡 쌓는다. 마치 소중한 보물처럼 그래서 마음은 보고다.(마12:35)
보물 창고에 차곡차곡 쌓은 것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마12:34)
어느 날 뜻밖에 다가온 정황 속에 삶은 나 자신이 얼마나 욕심과 자만심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허접한 존재인지 깨닫게 끌어간다. 소중한 보물처럼 쌓았던 것은 번지수 없는 포장만 요란한 쓰레기였다. 밑밥처럼 깔린 기만에 자신도 속았고 남도 속였다.
읽기란 내 눈앞에 놓인 활자를 보거나 행간을 추적하고 저자의 뜻을 발견하는데 그치지 않는것이다. ‘창’이되어 안목을 틔워 주며 ‘거울’이 되어 자신을 읽게 해 준 것이다. 말씀은 나의 생각과 의도를 ‘거울’을 비추듯 (히4:12) 민낯을 드러내고 드러난 비참함은 한참을 절망하게 했다. 마치 어둔 밤을 지나듯 한줄기 빛도 보이지 않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시간이었다.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다는 (시51:3)다윗의 고백이 나의 고백인 것이다.

그럼에도 읽기만은 포기하지 않았던 시간들
말씀은 삶과 만나서 새로운 말씀을 준다. 새롭게 읽혀지는 것이다.
말씀은 헛되이 되돌아가지 않고(사55:11)무너진 나의 마음에 진짜 보물이 쌓여가고 있음을 믿음으로 바라보게 하였다.
제대로 쌓여지고 그것이 드러나며 그래서 내가 제대로 읽혀지는 존재가 되길 용기 내어 소망 하게 한 것이다.

추운 겨울 같았던 어둔 밤은 새로운 출발의 시간이었다. 읽었기에 가능했고 성경이 있기에 살맛나는 세상인 것이다.

그러나 읽어도 여전히 곤고한 지금, 날마다 죽음 그 언저리를 서성거리는 나,
읽을거리들을 새롭게 던져주어 고마운 책이다. 이미 여러 권 장바구니에 담고 구입하기도 했다. 고구마 줄기가 되고 마중물이 되기에 참으로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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