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청목 스테디북스 63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이상영 옮김 / 청목(청목사)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중학생 때인가 도서관에서 읽었던 노란표지가 먼저 기억나는 <꽃들에게 희망을>. 얼마전 교수님이 이 책은 과제는 아니지만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고 해서,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이미 노란표지의 책들은 모두 대출 중이라 다른 출판사의 책으로 만났다. 교훈적인 내용이었다고만 기억 나는 이 책, 어떤 내용이었을까?!

 

요즘 교수님이 과제를 내 주셔서 우리의 교육, 학교 비판과 관련된 책들을 여러권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서로 다른 저자가 쓴 책들이지만 언제나 나와있던 내용은, 개개인의 개성은 무시한채 학교에서 정부의 입맛에 맛게 교과서를 통해 일률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결국 내가 무엇을 잘 아는지 알지 못하게 되고, 제로섬게임처럼 누군가를 끊임없이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이기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이 책을 바라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교육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한채 저 위엔 거대한 무엇인가가 있을거라는 환상을 품고 다른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애벌레들, 이 애벌레들을 보면서 소위 sky를 가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만 하는 우리의 교육이 생각났다.

 

이건 아니지 싶어 다시 땅으로 내려왔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들 올라가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걸까? 하는 환상 속 그곳에 대한 갈망, 다른 사람이 하니까 왠지 나만 안하는 것 같은 불안감. 그래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고 어느 정도 올라가니 여기서 정상에 오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주변에는 더 높은, 더 많은 애벌레들이 높은 탑을 이루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도 마음 속 한구석엔 취업하면 큰 짐 하나 없애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그 후에 또 어떤 난관이 내게 올지는 모르는 일이다.

 

줄무늬애벌레와 함께 땅으로 내려와 다시 올라가지 않았던 노랑애벌레, 누에를 통해 나비가 된 다른 나비를 보며 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나는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노랑애벌레는 나비가 되었고 나비가 되고 나니 다른 사람을 밟지 않아도 하늘 위로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코스대로 나도 따라가기 보다는 내 길을 생각해보고 조금 다른 방면으로 찾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둘러보면 더 빠른 길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는 남들 따라 가다보니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고 말이다.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읽고 보니 나는 줄무늬애벌레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하니까 남들 하니까 하고, 미안했지만 다른 친구를 밟고 올라가기도 했고, 나도 나비가 될 수 없다고 그것과 나는 다르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희망과 사랑을 느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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