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한쪽 눈을 뜨다 문학동네 청소년 7
은이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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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2학년 10반 교실이 뭐라고 생각하냐? 나는 너희 하는 짓을 보면 꼭 정글 한가운데에 서 있는것 같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이따위 야만적인 것만 있는, 인간적 도리니 정의니 양심이니 하는것들은 몽땅 사라지고 주먹만 판치는 정글 말이다. 그저 자기만 좋으면 남들은 어떻게 되든 눈하나 꿈쩍 안하는 곳 말이다.'(p.92)

 

 

 

 왜 학교를 다녀야 하는것일까? 이런 질문을 할때 가장 많이 듣던 답 중 하나는 교실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그러니 학교에서는 학문을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를 배우는 것이란다 이런 말들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었다. 선생님이 있고, 반장 부반장이 있고 교실 안에서도 강자와 약자는 어떤 반이 되든 언제나 존재하는 것이었으니까.

 

 

 

 독특했던 그림과 제목이 단 한번 스친적도 없는 이 책을, 내가 빌리고 싶던 책을 뒤로 하고, 내가 읽어야 될 책을 뒤로 하고 읽게 되었다. 뭔가 형상이 이상해보였고, 무엇이 괴물이란 말인가? 하는 궁금증이 나를 한껏 이 책 속에 빠뜨렸다.

 

 

 중학교 2학년 10반 교실에서 일어나는 2학년 2학기의 풍경들, 겉으로 보이기엔 그저 평화로워보이지만, 반에는 외따도 있고, 하이에나나 사자처럼 반을 휘젓는 아이들도 존재한다. 이미 어느정도 중학교 생활을 경험한 아이들은 같은 1점이면 골치아픈 반장보다는 맘편한 부반장을 하고 싶어하고, 점점 성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차있다.

 

 

 담임선생님은 내가 우리 반 일을 더 잘 알기 위해 반장 민태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바로 바로 알리라고 하지만, 어디까지 알려야 할지 알지 못한다. 그 사이 외따 임영섭은 정진과 하태석에게 당하면서, 언제나 '사바나에 사는 동물들' 책은 곁에 둔다. 이 책의 동물들을 반 아이들에게 대입하고, 내 자신은 이때 이 동물이 되고 싶다는 발상이 특이하기도 했고, 그 능력들을 탐하는 영섭이의 마음이 보이기도 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반도 조용할 때가 있었다. 바로 시험기간, 이땐 하이에나도 코끼리도 모두 조금 더 높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에 열중이었다. 학교생활의 최고 목표는 교과서에 나오는 말들이 아닌 바로 점수라는 문구를 볼땐 정말 백배공감이었다. 심화된 학문을 배우기 위해 온다는 대학에서도, 그 내용보다는 성적에 초점에 맞춰진 느낌인데 중학교는 오죽하랴!

 

 

 

 처음에는 약한자를 괴롭히는 사자와 하이에나가 미워보였다. 이들만 교화된다면, 조용한 반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의외의 반전은 바로 임영섭, 애들이 했으니까 나도 이렇게 해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물을 뿌리고, 돌을 던지고, 오줌을 누고..... 점점 괴물이 되어갔다. 오히려 착한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좋은 방향으로 함께 발전해가야하는데, 결국 상처를 받고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이 책에 드라마틱한 감동은 존재하지 않았다. 조용한다 생각하면 열흘이 가지 않아 또 다른 사고가 터졌고, 그렇게 한학기는 흘러갔다. 3학년으로 올라가는 순간까지 지금 우리학교의 현실만 있을 뿐이었다. 한번씩 뉴스에 나오는 왕따로 상처받아 결국 자살을 선택한 아이들이 생각났고, 교실도 이러는데, 이 사회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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