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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어를 보다 - 31개의 핵심패턴으로 310개의 문장이 이어지는 마법같은 이야기
오석태 지음 / (주)담당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책 띠지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영어를 다시 시작할 때다."라고. 영어를 '시작'한 것은 백만년 전의 일이고, '다시 시작'한 것은 너무 여러번이라 언제와 어떻게, 얼마나를 말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그럼에도 결국 '다시' 시작하는 영어. '제발 마지막 '다시'가 되었으면 좋겠군'하는 체념섞인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쳐들었다.
작가는 오석태, 영어 컨텐츠 전문 저자라고 소개되어 있다. 저서 목록을 보니 정말 영어 컨텐츠에 대한 모든 것들을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최신작인 이 책은 어쩐지 작가분의 그런 겹겹의 컨텐츠와 노하우가 쌓여서 만들어졌을거란 생각에 왠지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예전의 회화책들이 상황별로 편집되어 나오던 것에 비해 요즈음의 회화책들을 보면 패턴을 이용한 것들이 눈에 많이 띈다. (언제라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서점에 들를 때마다 영어 교재들을 스캔하고 시장조사를 하는 습관이 붙어버렸다. ㅠ) 이 책 역시 기본적으로 패턴을 이용한 교재이다. 모두 31개의 패턴을 제시하고, 각 패턴마다 단어만을 바꿔넣은 10개의 문장을 보여준다. 그렇게 모두 310개의 기본 문장을 통해 연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 문장들을 '다시 읽다' 파트를 통해 읽어보고, 마지막으로 '다시 쓰다' 파트를 통해 써볼수 있도록 되어 있다. 보고, (연습하고), 읽고, 쓰기. 310개의 문장을 시청각적으로 반복 경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다. 그리고 출판사 앱을 통해 MP3 파일로 들어볼 수도 있다.
흔히 사용되는 문장들의 패턴을 제시하고, 연습할 수 있는 책들은 참 많은데 이 책만의 특장점은 무엇보다 단어의 쓰임을 설명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꿔넣은 문장 속 단어들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단지 그 뜻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뉘앙스까지도 설명하고, 나아가 소설이나 영화 대사 속에서 그 단어가 실제 어떻게 쓰였는지를 제시해준다. 유명한 명작 속 주인공의 입을 통해 들리는 패턴과 단어들은 뭔가 묘하게 허영심을 자극해주기도 하고, 그 책이나 영화를 떠올리며 따라서 말해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문장이나 단어의 느낌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녀는 ~하게 행동했다'라는 간단한 패턴에 달려있는 'She nodded'라는 문장, 이정도 쯤이야.. 할 수 있지만 한장을 넘겨 '다시 스토리텔링' 코너를 넘겨 읽다보면 덴브라운의 <인페르노>에 나왔던 멋진 대사로 탈바꿈한다. "She nodded in agreement" 라는 문장과 영화 포스트를 보게되면 말이다. 모든 단어와 문장들이 이처럼 스토리의 일부로 다시 보여지니 단어는 자연스럽게 친숙해지고, 이미 본 책이나 영화를 마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편으로 'I know him' 과 'I know of him' 처럼 혼동되기 쉬운 문장의 의미와 쓰임에 대해서도 잘 짚어주고 있다.
이렇게 310개의 문장을 다 보고 익히고 나면 '다시, 읽다' 파트가 시작된다.앞서의 문장들을 활용해 하나의 스토리를 보고있어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읽어내려가도록 되어 있는데, 모두 앞서의 어휘와 문장들을 활용한 것들이다. 요렇게 문장들을 구성해 이야기를 꾸미는데 정말 공이 들었을것 같다.
난이도를 본다면 초급자라도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단어들의 유의어까지 공부하고, 여러번 연습해보고, 소설 속 문장들을 직접 찾아 읽어보는 등등 스스로 확장해서 영어를 익혀간다면 중급까지도 충분히 향상시켜 나갈 수 있는 교재로 보였다. 붙들고 진지하게 '공부'하는 느낌이라기 보다 가볍게 패턴을 익히면서 영화나 소설 속 문장들을 접하듯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당분간 들고다니며 다시 한번 '다시' 영어를 보아야겠다. 내 인생에서 영어는 영원히 '미워도 다시한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