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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평점 :
'완벽하다'는건 어떤걸까를 이리저리 떠올려보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완벽이란건 뭘까? 제목에서 예전에 읽었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떠올려보기도 했고, 첫 장면에서는 <오베라는 남자>를 연상하기도 했는데 다 읽고보니 여러모로 두 소설과 닮아있어서 이런 느낌의 스토리가 트렌드일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한편으로는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심각하지 않은 스타일로 인생의 심각한 의미를 찾아가는, 뭐 그런 느낌이랄까?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스토리 속에 철학적 격언 같은 것들이 심어져 있어서 삶에서 진정 의미있는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전체적으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두 남녀의 이야기가 짤막하게 번갈아 이어진다.
이미 성공적이고 완벽한 삶의 길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의무적인 이른 조깅으로 시작하는 요나단, 그의 1월 1일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연히 그의 손에 들어온, '이미' 1년이 꽉 차게 기록되어 있는 다이어리. 그는 여러번의 망설임과 이런저런 궁리 끝에 그 다이어리를 유실물 센터에 맡기는 대신 그 내용대로 살아보기로 한다.
여자의 이야기는 두달 전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무한긍정 마인드, 한나의 스토리는 그녀의 남자친구 지몬(그는 한나와 달리 걱정이 앞서는 타입이다)이 암에 걸리면서 급한 물살을 타고 요나단의 시간 속으로 빠르게 흘러가 마침내 합류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완벽해 보이는 것만으로 제대로된 만족과 행복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사소하지만, 남들 눈에 띄일 만한 일이 아니지만, 낭비되는 시간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마음을 진정으로 만족시켜주는 '무엇'이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빛나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런 비슷한 교훈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그럼에도 계속 이야기되어지는 것은 그런 삶의 비밀을 누구나 어렴풋이 알아도 그렇듯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보석들을 기꺼이 찾아보려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별로 없기도 하고, 너무 바쁜 나머지 깜박 잊고 지내는 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이어리 속에 나오듯이 '마지막으로 꽃이 핀 잔디밭 위를 맨발로 걸었던 때는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서 잔 때는 언제인가? 마지막으로 일부러 엉뚱한 짓을 저지른 때는 언제인가?' 살아잇는 하루하루가 진정 present(현재, 선물)라는 걸 가끔씩이라도 떠올릴 수 있다면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더 소중하게 다루게 될까. 그래서 종종 이런 진부해보이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운 우연과 교훈을 담은 소설들이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앞에서 말했듯이 뭔가 트렌디한 느낌의, 뭐랄까... 살짝 기획 느낌도 나는 잘 짜여진 소설이었다. 논리적인 두뇌나 계산적인 심리를 잠시 접어두고 마음을 활짝 열고 가벼운 소풍을 떠나듯 읽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좋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