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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 스토리 컨설턴트의 글쓰기 특강 - 흥미진진한 영화 대본, 소설, 드라마, 웹툰을 쓰는 비법
리사 크론 지음, 서자영 옮김 / 처음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거의 전문적으로 쓰시는 분의 블로그에서 '소설쓰기'에 대한 글을 읽은 일이 있다. 늘 충실하고 간결하게 핵심을 짚는 글을 쓰곤 하는 그 블로거 분도 소설만큼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상상 속에서 있을법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일, 말하자면 스토리를 만드는 일은 일반적인 글쓰기와는 또다른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무리 그럴듯한 묘사와 감성이 넘쳐도 탄탄한 스토리가 빠진 글은 뭔가 싱거운 느낌이 든다. 짧은 여행글 두세문단에도 생동감있는 스토리가 담기면 무엇보다 재미있다. 캐릭터나 상품에도 스토리를 담는 것이 중요한 마케팅 기법인것도 아마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래서 '스토리 컨설턴트의 글쓰기'라는 책 제목에 단번에 눈길이 갔다.
이 책은 하나의 착상에서 스토리를 창조하고, 다듬고, 마침내 완결된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나의 소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제로 따라가면서 단계단계마다 필요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스토리가 있는 글을 쓰고자 할 때 (주로 소설이나 극본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쓰고 있다.) '무엇'을 고려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읽고 있자면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이 우리 인생에 대한 은유처럼 느껴지기도 해 흥미로웠다. 어떤 주인공을 만들어내건 그 인물이 우리의 보편적인 모습을 잘 대변할수록 더 큰 공감을 받게되고 결국 '고전'이나 '명작'이라고 불리며 반복해서 읽히게 되는 것 같다.
일단 우리에게 스토리란게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된다. "스토리는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의 느낌과 살아남으려면 습득해야 하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듯 스토리(독서)는 단순한 재미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기술의 간접적 획득이라는 확실한 목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스토리를 알아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스토리를 쓸 수 있는 능력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그렇게 보이는 몇몇 천재적인 작가들을 떠올려볼수는 있지만 말이다) 여기서 작가는 소설을 쓰는 것은 꽤 어려운 작업이지만 우리가 느끼는 것만큼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말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소설이 쓰여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스토리 쓰기의 렛슨을 시작하고 있다. 인물을 만들고, 그 인물의 걱정과 세계관을 생각해보도, 사건들을 구성하고 그 인과관계를 만들어 결국 잘못된 세계관을 극복하고 마침내 주인공이 내면의 변화를 성취하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어떤 점을 생각하며 어떻게 써나갈 것인가를 알려준다.
사실 그런 꼼꼼한 과정설명만으로 '아, 나도 소설을 써볼 수도 있겠구나"하는 엄두가 난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소설을 쓴다는 것에 대한 어느정도의 感이 생겼다고나 할까? 이것은 소설들을 읽을 때 과정과 전체를 파악하는 시각을 키우는데도 꽤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글 특히 소설을 읽고, 쓰는 일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