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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동안 우리 문고 대여 1위를 지켰던 소설이다.
마침내 책꽂이에 꽂혔고, 궁금함에 냉큼 집어들었다.
표지를 보고 떠오른 제목은 '할배가 뿔났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총 39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은,
'오베라는 남자가 ...'하는 현재의 이야기와
'오베였던 남자가 ...'하는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그의 과거는 필연적으로 그의 현재를 설명해준다.
그를 이해해줬던 단 한 여자가 죽고,
59세의 오베는 자살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성질이라 불릴만한 성격이 그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꼼꽁하게 준비되었지만 어설프게 시도되는 그의 자살들은
늘 이웃의 개입 혹은 스스로의 울화로 좌절되고,
삶은 계속된다. 그리고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는다.
우직함이 최고의 무기이자 최악의 약점이 그의 모습은
전형적인 아날로그 남성처럼 보인다.
뭔가 매우 독특하고 까칠한 듯 쓰여져있지만,
우리가 흔히 마주치는 '아저씨' 스타일.
처지가 다르고, 취향이 다르지만
그는 아날로그와 디지탈 틈새에서 유연하게 적응하기를 포기한
우리 시대의 '아저씨'인 것 같았다.
자신의 삶을 그저 여전한 방식대로 살고싶을 뿐인데
문득 그것이 우스꽝스러운 문제행동으로 비쳐질 때,
자신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상식이 되버렸을 때.
오베라는 남자는 얼마나 곤혹스러웠을까.
첫장에서 정말이지 비호감이었던 오베라는 남자는
점차 '이 남자, 진국이네..'라는 생각이 들게하고
결국 짠~한 휴머니스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