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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토끼였을 때
세라 윈먼 지음, 정서진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내게는 낯선 작가, 세라 윈먼. 그럼에도 제목과 표지가 예뻐서 거침없이 읽기 시작했다.
책날개를 보니 배우에서 소설가로 변신했다는 작가의 첫소설이다. 이 소설로 여러가지 상을 받았다고도 쓰여있다.
어쨋거나 신과 토끼라니.. 내용이 궁금해진다.
When God Was a Rabbit.
조금은 특별한 남매의 성장이야기이다. 그들이 '신'이라 이름지은 애완토끼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신이 죽고 어른이 되어서의 이야기로 크게 나뉘어진다.
문장 자체에서 조금 특별하게 읽혔던 점은 현재의 사건과 상황이 종종 미래에 일어날 일과 연결되어 묘사되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아빠는 흇날 많이 이들이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하게될 사기꾼을 돕고 몇가지 옵션을 제시하기 위해 막판 협상에 불려나가고 없었다."
"부모님은 내가 그 버스에 타지 않았다는걸 몰랐다. 어쨋든 훨씬 나중까지."
내용은 어쩌면 우리가 살면서 누구나 겪게되는 일들에 대한 것이다.
우연한 만남과 이별, 때론 더 아픈 이별, 행운, 문득 반짝이는 한 순간, 예기치못한 비통함같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독특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두 남매는 이런 순간을 더 심하게 앓는다. 읽는 독자도 그들과 함께 부대끼고 상처받고 대체로 외로워지지만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는 눈이 부시다.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받는 둘 사이의 관계가 또한 부럽게 다가온다.
한편으로 누구보다도 자유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작품 속의 여러 인물들 역시 더 자유롭고 더 두려움없는 이들을 질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는 늘 채워지지않는 욕망 같은 것 때문에 속을 끓이게 마련인 모양이다. 서글프면서도 위로가 된다. 또한 한쪽을 꾸준히 채워가면서 다른 한 귀퉁이부터는 어쩔수 없이 무언가를 상실해가는 것이 우리의 삶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없지만, 시간만으로 완전히 치유되는 상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소녀 엘리에게는 비밀을 공유하고 지켜줄 오빠 조가 필요했고, 마침내는 관계 속에서 상처를 천천히, 불완전하게나마 치유받을 수 있었다. 더이상 곪지않게 서로의 상처를 덮어주며 세상을 견디고 성장한 두 남매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