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 카오스부터 행동경제학까지, 고품격 심리학!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심리학에 대한 책들은 언제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매우 그럴듯하지만, 다 읽기도 전에 '그 얘기가 그 얘기'같아서 뭔가 뒤죽박죽 헷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한마디로 뷔페 상차림같은 책이었다. 심리학과 관련된 여러 개념들이 각각 독립된 접시에 담겨져 있어서, 심리학 입문자용 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36개의 작은 꼭지들로 나뉘어져 있고, 각 꼭지 안에 다시 몇가지 개념들이 추가로 나오기도 하는데 그 내용은 뒤쪽 찾아보기를 통해 나중에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한번쯤 들어본 개념이라면 다시 확인해보거나, 그 용어가 나오게된 배경 같은 것을 새롭게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낯선 개념들은 당연히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한마디로 '공부가 되는' 책이었는데,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알쓸신잡' 수준의 심리학 공부에 적당할 것 같았다. 책장에 꽂아두고 수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개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나아가 사회적, 역사적 현상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읽는 재미가 있었다. 예는 심리학적 실험뿐 아니라 신화, 역사적 사건, 위인들에 관한 에피소드, 현재의 시사적 문제 등에서 차용하고 있어서 이야기를 읽어나가듯 읽을 수 있었다.

2.

이 책 앞부분에서는 다양한 심리적 기재를 소개하기에 앞서 우리의 뇌가 '복잡계'라는걸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은 이성과 감정, 양심과 욕심, 유혹과 충동, 개인적인 습관이나 신념, 경험 등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움직이는' 세계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그런 카오스 상황의 많은 구성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하여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복잡계이므로 어느정도의 '패턴'을 가지게 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뇌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심리적 특성, 각종 증후군을 완전히 이해한다면 어느정도 행동을 예측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세 가지 이상의 변수가 작용하는 한, 아주 작은 차이가 엄청난 차이로 발전할 수도 있는만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보기란 결국 불가능할 것이다. '공부'와 '책'으로 털릴만큼 인간의 뇌는 허술하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턴을 아는 것이 완전히 무용하지는 않을테고, 끝내 모든걸 알 수없는 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 아닐까 생각한다. 앗! 뭔가 아무말대잔치가 된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ㅠ

심리학에 대해 공부를 해봤던 사람에게는 너무 쉽고 원론적인 내용들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심리학과 관련된 여러가지 개념들에 대해 확실히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했다.수많은 오류를 저지르고, 다양하고 사소한 것들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의 기저에는 살아남으려는 진화적 본능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개개인은 너무나 약한 존재이니까. 하지만 결국 그런 개개인의 심리적 문제와 선택이 어마어마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하기도 하다.

3.

이 책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져 있다. "한 번만 봐도 언떤 사람인지 꿰뚫어 보는 마음의 시력을 가져라!" 책을 다 읽었지만 그런 목표에는 결코 이르지 못했다. 오히려 나의 행동에 대해 더 많이 되돌아보았고, 나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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