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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사자 - 필라테스의 탄생과 역사, 위기와 부활, 깊은 매력의 비밀에 이르기까지
존 하워드 스틸 지음, 김난영 외 옮김 / 책밥 / 2021년 5월
평점 :
필라테스에게 배운 학생이자, 무용수나 트레이너가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라 이해가 쉬웠다. 앞부분에서는 보통 필라테스란 운동의 역사에서도 잘 거론되지 않는 그의 사적이고 세세한 부분들을 알 수 있다. 신념이 강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한결같음과 공정함때문에 감화되지 않을 수 없다. 중간부터는 그의 죽음 후 필라테스란 운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살아남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필라테스가 자신의 운동이 널리 보편적으로 알려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졌으면서도, 핵심적인 부분을 가르치거나 상업적이 되는것을 지나치게 경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탓에 이 운동은 자칫 소멸할 뻔했다. 단지 이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존립을 위해 노력했고, 또 그 중 누구도 완벽하지 못했는데도 이렇게 널리 알려진 걸 생각하면 세상은 참 신기하다. 또 어찌보면 필라테스를 가장 널리 알렸다고 알려진 로마나가 '필라테스를 한계에 몰아넣고 상자를 닫아버릴 일'에 관여했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만일 그렇게 되었다면 로마나는 필라테스의 여왕이 아니라 마녀로 불렸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렇게되지는 않았다.) 현재의 필라테스는 필라테스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운동 내용도 조금 다르고, 가르침이나 운영 형태도 다르다. 그런데 이렇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필라테스가 이렇게 널리 퍼지지도 못했을것이다. 필라테스는 항상 이 운동은 40년 후에나 제대로 인정받을 거라고 했다는데, 과연 그렇다. 마지막의 '만일 필라테스가 살아있었다면 현재의 필라테스를 보고 어떤 말을 할까' 하는 내용은 마치 드라마같은 감동적인 라스트다.
책의 아쉬운 점이라면, 이 책이 필라테스와 관련된 책이라는 걸 제목으로 알수없다는 점이다. 필라테스로 검색해서 나오지도 않는다. (나는 필라테스 센터의 강사님이 읽는 걸 보고 사서 읽었다) 부제로라도 필라테스란 단어를 넣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너무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내일 모레 같은 시간에 봬요." 이것은 첫 세션 후 내가 몸을 질질 끌며 체육관을 나설 때 조에게 했던 말이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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