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짜리 아들을 히말라야에 데려가도 될까요? - 고산 트레킹을 떠나기 전 꼭 읽어야 할 고산병에 관한 모든 것
조석필 지음 / 산악문화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신들의 발걸음


  10살짜리 아들을 희말라야에 데려가도 될까요 ? 라는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발걸음이다. 고소에 걸리지 않으려면 쉬면서 걷는 걸음을 걸으라고 한다. 쉬면서 걷는 걸음이라니 그런 걸음이 있기나 한가. 그런데 있다. 아니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걸음걸이들이 있다. 동안거나 하안거를 끝내고 산문을 나서는 스님들의 뒷모습에서 가끔 그 모습이 보인다. 어디를 향하여 가기는 하지만 서두르는 느낌이 없는 편안한 걸음걸이가 보인다. 또 있다. 수녀님이나 종교인들의 걸음걸이를 보면 그 모습이 나온다. 쉬엄쉬엄 걷는 걸음이 바로 그 걸음이다.


  이와 비슷한 걸음걸이가 자박거리는 걸음이다. 욕심이 앞서다 보면 자박자박 걷기보다는 저벅저벅 걸어가게 된다. 자박 자박 걷는 걸음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과정 지향적이고 저벅저벅 걷는 걸음은 목표 지향적인 느낌이 강하다. 천천히 걸음을 걷는 모습에서는 내면적인 고요함이 느껴지지만 저벅저벅 걷는 모습에서는 남을 의식한 외면적인 느낌을 받는다. 종교인에게서는 자박거리는 걸음걸이가, 정치가나 사업가에게서는 저벅거리는 걸음걸이가 연상된다.

 

 


 10살짜리 아들을 히말라야에 데려가도 될까요 ? 라는 책의 저자를 비롯하여 먼저 경험한 사람들에 의하면 고소병이 잘 걸리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남녀의 차이도 없고, 나이차이도 없고, 체력과도 상관없다고 한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나이든 사람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고소 폐부종은 남성이 여성보다 5~6배 많고, 10세 이하의 어린이가 노인보다 많다고 한다.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급한 마음 즉 서두르는 마음이 문제라고 보여 진다. 보편적으로 어린이나 젊은이가 노인보다 급한 마음일 것이고, 남성이 여성보다는 서두르는 마음이 많을 것이다.


  급한 마음이나 서두르는 마음은 걸음걸이를 빠르게 한다. 화가 나면 몸이 더워지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것과 같다. 서두르는 마음이나 급한 마음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에너지 소모를 많이 시킨다. 게다가 운동에너지마저 증가되니 저기압 저산소 지역에서 체력이 쉬이 소진되어 고산병이 잘 오는 모양이다. 그러나 해수면에서 위와 같이 행동을 하였더라도 체력소진은 될지언정 중증 고산병에서 오는 심한 무기력과 같은 증세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체력소모가 고산병을 유발시키는 유발인자는 될 수 있어도 고산병자체를 일으키는 직접원인은 아닌 것이다.


 히말라야 트랙킹 길은 신들의 산책로라고 한다. 신들이 산책하는 길을 걷기 위해서는 신들과의 교감을 하면서 종교인처럼 마음을 비우고 걸어야만 히말라야 친견을 허락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히말라야를 걸어본 트랙커들의 무심한 듯한 한 걸음 한 걸음은 구도자의 걸음걸이와 같아진다고 한다. 왜냐하면 신들의 산책로에 들어와서 욕심을 드러낸 인간의 걸음을 걸으면 고산병이라는 병을 주니까. 신들의 산책로에서는 인간이라도 신들의 걸음을 흉내를 내야만 받아주는 모양이다. 그게 히말라야 법칙인 모양이다.


이 책은 신들의 발걸음을 하지 않는 즉 히말라야 법칙을 무시한 트랙커들이 신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의학적인 증상을 기술한 것이다. 어떠한 의학적인 조치도 신들과의 교감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고 하면서도 현대의학적인 지식을 적어 놓았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얼마 전까지도 굉장한 의학지식이라고 한 것들을 발전이라는 이름하에 부정하여 놓았다.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이 책에 나온 의학적인 지식이나 약품도 이 책에서처럼 부정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참고가 된다. 신들의 산책로에서도 자꾸만 인간의 발걸음이 나오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참고가 된다. 약품이나 의학적인 지식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자박거리다>의 사전적 의미는 가볍게 발자국 소리를 내며 가만가만 걷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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