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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예뻐졌다 - 아내와 함께 나누는 詩
김하인 지음 / 지에이소프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0. 사담
김하인 작가가 쓴 시집이다. 몰랐는데 굉장히 유명한 작가더라. <국화꽃향기>라는 소설은 100만 한국와 중국을 합쳐 100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어마어마... 이 소설이 드라마 <가을동화>와 영화 <국화꽃향기>의 원작이다. 멜로물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나중에 찾아봐야겠다.
#1. 아내가 예뻐졌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내를 주제로 한 시집이다. 작가가 아내를 보며 들었던 생각, 느낌, 감정 등이 수십개의 시에 담겨있다. 아내에 대한 생각 외에도 사랑, 그리움, 삶 등 다른 다양한 주제들의 시도 담겨있다. 과하지 않은 문장으로 쓰인 시들이라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읽다보면 아내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느껴진다. 연배가 있으신 분이라 지금 젊은이들의 감성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사랑은 사랑 아니던가. 오랜 세월 함께 지내며 쌓아온 작가의 아내분 사이의 덤덤함, 연민, 애틋함, 유대감, 믿음 등의 사랑을 둘러싼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가 예뻐졌다. 예뻐진다. 예뻐질것이다.
#2. 총평
시선을 잡아채는, 그런 뛰어난 표현의 시는 없었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시들이다. 그저 작가가 살며 느낀 것들을 담담히 읖조릴뿐이다. 하지만 깊이가 있다. 표현은 단순하나 내용은 깊다. 돌려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빠르게 읽을 수 있고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나쁘지 않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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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상아처럼 둘이서 함께 가라
꼬끼리의 상아처럼
둘이서 함께 가라
혼자 태어나고 혼자 죽는 게 인생이지만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지 않은가.
살아가는 것도 두 사람 함께가 낫다.
부부가 마음 합치고 몸을 합친다면
이 세상에서 못해낼 일이 없다.
그러니 코끼리의 상아처럼 둘이서 함께 가라.
무거운 삶을 혼자 지는 것보다
백 번 천 번 쉬우니
코끼리의 상아처럼 함께 삶을 밀고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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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삶이란 게
살덩어리란 가죽 속에 든
마음이 주인일까?
아니면 마음이
가슴 속에 든 지갑이나
한 권의 쓰이지 않은 노트와 같아
삶의 진정한 주체는
육체인가?' 하는 그 의문이
오랜 내 숙고의 대상이었따.
물론 혹자는 사는 동안
육체와 마음이 분리가 안 되니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몸은 자동차고
마음은 자동차 핸들 같은 게
아니겠냐고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아무래도
마음은 감정을 뒤쫓아 가
감정을 쓸어 담는 쓰레기차 같고
몸은 그 쓰레기를 버리는 하치장 같다.
그러니까 아무리 좋게 봐도
내 삶은 쓰레기를 잔뜩 만들어내고
폐기하는 과정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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