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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사랑 ㅣ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8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한 사람과 작가의 경험과 몽상에서 비롯되어 손끝에서 흘러오는 이야기를 읽는
독자와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했다.
더는 소설의 방향이 흥미롭게 흘러갈지에 관한 건 문제가 될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가 내 일부에서 오래전에 떨어져 나간 살점이라는 착각마저들었다.
작가와 나. 이는 도대체 어떤 관계일까.
내가 오래 생각속에 가두어 두던 부분이 있었다. 입으로 뱉는 순간 다른 이들이 나를
이상스럽다 오해할 것을 두려워 그렇게 한 것이었는데, 어딘가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그것을 글로 옮겨내 나를 따뜻하게 위로해주었다. 마치 나의 어느 하루를 읽은 듯한
신비한 그것을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까. 오랜 신뢰로 지켜보기를 결심한 작가 한강.
나는 그녀의 이름만 봐도 몸에서 벗겨나간 비늘을 서글프게 바라보는 생선의 비린내가 난다.
떠나온 고향집 방에는 한강의 사진이 벽에 붙어있다.
내가 떠나오고도 내 방에 흐르던 한강의 수색은 변함없겠지.
고향집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