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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 - AI와 통제 문제
스튜어트 러셀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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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인공지능과 로봇 공학은 지금 혁명 직전에 있고 외계인이 침공하는 것보다 와닿는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그는 책이나 영화처럼 AI가 인간에게 반기를 드는 것이 아닌, 우리의 잘못된 '지시'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SF 영화를 보면 인간의 지시에 따르던 AI가 반발심이 생기면서 인간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 러셀 교수는 AI가 감정이 없기 때문에 영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건 그들의 '의식'이 아닌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저자는 걱정만 하기보다 낙관적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전 세계 많은 정부는 규제 수단을 개발하는 과정을 돕는 자문 기구를 갖추고 있다. AI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도록 공학적 방법론을 구축해가는 미래를 상상해본다.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도 우리가 기계에게 내릴 명령을 합의하기 위한 도덕적 윤리적 담론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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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마음 - 뇌, 몸, 환경은 어떻게 나와 세계를 만드는가
앨런 재서노프 지음, 권경준 옮김, 허지원 감수, 권준수 해제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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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존의 독후감보다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다. 온라인에 감정을 배설하는 것을 지양하려고 하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 기록해도 될 것 같다.

나는 성인 adhd와 불안장애로 정신과를 방문하고 있다. 여성의 증상은 통념의 adhd와 다르게 내면으로 수렴하며 학업성취도가 나쁘지 않았던 탓에 청소년 시절 진단받지 못했다. 나는 어딘가 구멍이 나있어서 무엇을 채워넣어도 자꾸 빠져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실수가 잦은 나를 자책하고 미워하다가 이십대 후반의 나이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게 되었다. 후련함과 동시에 혼란스러웠다. 내가 나의 본래 기질과 성향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병의 증상으로 치환되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많은 adhd인들이 그럴 것이다. ‘그럼 원래 나다운 것은 무엇이었지? 나는 결핍된 인간인건가?’

261P에 이러한 문장이 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과 같은 증상을 뇌 질환으로 간주하게 되면 병리로 인해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을 비정상적이라고 비난하려는 경향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우리는 간이나 폐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비난하지 않는데 왜 뇌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비난할까?’ ‘자신의 신체 기관에 질환이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자신의 영혼이 오염되었다고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사람들이 눈이 나빠서 평생 안경을 쓰듯이, 손목이 아파서 파스를 붙이듯이 전두엽의 기능 질환이 있는 사람일 뿐이다. 내 영혼은 온전하며 남들만큼 특별하다. 나의 기질로 생각되었던 것들이 병의 증상이긴 하지만 성인 adhd 환자 100명을 모으면 100명의 인생은 모두 다를 것이다. 모든 사람이 취향에 맞는 안경을 쓰듯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병과 함께 살아간다.

많은 뇌과학 책들 혹은 신경가소성 원리를 통해 자기계발을 권유하는 책들은 뇌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책은 뇌를 이상화하거나 신비화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우리는 종종 뇌는 특별한 기관이라 여기며 뇌와 육체는 다른 원리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저자는 뇌가 추상적이고 비유기적인 운용방식을 가지지 않으며 육체와 분리될 수 없고 인간 행동의 여러 특징은 뇌와 육체의 상호작용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결국 뇌는 곧 내가 아니다. 나는 만성적인 발목 염증인 것처럼, 시력이 나쁜 것처럼, 머리카락 숱이 적은 사람처럼 (…) 그만큼의 불편함이라 생각하고 씩씩하게 살아갈 것이다.


*이 글은 김영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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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이은진의 범죄심리 해부노트
이수정.이은진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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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에피소드가 피의자 혹은 피해자의 입장으로 생동감있게 표현되어서 읽는동안 추리 소설 혹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느낌이었다. 피해자의 일기를 훔쳐보는듯한 문체가 흥미롭고 구성이 깔끔해서 빠른 호흡으로 읽을 수 있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는 성격장애에 해당하는지 체크해볼 수 있는 약식진단기준이 있어 이런 성격장애를 갖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위에 해당하는 성격 장애를 갖고 있진 않지만 취업준비를 하면서 정신건강이 평소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언제라도 찾아갈 수 있도록 평이 좋은 정신과를 찾아보았으니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유용하게 사용한다면 기쁘겠다.


마인드맨션 의원 : LGBTQ, 페미니스트 프렌들리
신재경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절대 동요하지 않으시는 꼼꼼
건대하늘정신건강의학과(정태화 원장님)
심리상담센터 사이공간(비건/퀴어/페미니스트 프랜들리)
오영아 선생님 : 퀴어&페미니스트 프랜들리, 따뜻하고 지지적인 느낌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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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법정에 선 법
김희수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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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평 : 법정 앞에 소환된 과거부터 미래의 사건과 법률들.
옳고 그름밖에 판단할 수 없는 이분법적인 상황에서도 사건의 본질을 읽어내려는 시선.




<책에서 인용>

- 이들처럼 의열 투쟁을 테러라고 보는 견해가 과연 맞는지, 의열 투쟁에 대해 테러라고 말할 법적 근거는 있는지 생각해볼 만한 문제이다. (중략) ... 테러범을 포함해 모든 범죄 행위는 행위 당시의 법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다(행위시법주의). 행위 당시 법률이 없었는데 사후에 법률을 만들어 처벌하는 것은 소급효 금지 원칙과 죄형법정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 헌법은 기본 설계도이기 때문에 완성된 집이 아니다. 앞으로 계속 완성해나가야 할 우리 모두의 집에 해당한다.

- 법은 정의로워야하며, 악법에 대해서는 저항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악법도 법이니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법을 절대시 하는 이른바 법물신주의에 불과하다.

- 벌금을 납부할 서 없는 가난한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판사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잊을 만하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또는 돈이 없으니 벌금형 대신 무거운 형벌을 선고해달라고 간청하는 일도 생긴다. 법이 ‘가난’을 처벌하고 있는 현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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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T - 내가 사랑한 티셔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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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터뷰집이나 에세이를 좋아한다. 에세이는 내가 방향성을 잃어버렸을 때 타인의 삶을 곁눈질 해보면서 다시 중심을 잡게하는 힘이 있다. 또는 좋아하는 작품이 생기면 자연스레 저자의 세계관이 궁금해져서 에세이(문보영, 이슬아, 존 버거, 수잔 손택, 하루키 소중한 작가님들!)를 찾아 읽게 된다. 작가의 생을 질료삼아 풀어내는 에세이는 그의 취향과 가치관이 진하게 농축된 엑기스 같아서 직업,취미,습관 등 어느 주제에 천착하든지 간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보다도 에세이가 더 재밌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에세이스트로서 훌륭한 역량을 가진 저자이고, 요새 제법 따뜻해져서 티셔츠를 꺼내게 되는 시점이라 하루키의 티셔츠 예찬을 읽게 되었다. 정말 제목에 충실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티셔츠를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에 감탄하게 되었고, 담백한 그의 문체에 빠져들어 읽다보면 어느새 끝나 있는 책이다. 아마 '아무튼, 하루키'를 쓰신 하루키 자타공인 하루키덕후 이지수 작가님도 구매하여 즐겁게 읽으셨을 것 같다. 

 

 

* 김영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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