않아도 되는 걸까. 아니, 나는 아무래도 죄책감을 가지겠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겠지. 방을 나서기 전 주치의 선생님은 나를 위로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정직하고 도덕적인 사람일수록 우울한 기질을 가지고 자신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밉니다. 하지만 그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기질이기도 해요. 지금은 죽으려 하는 마음에 이런 말이 별 의미 없게 느껴지겠지만, 이수연 씨는 충분히 그런 사람이에요.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