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 북멘토 그림책 2
김지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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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잰과 같이 책을 열었다.
함께 읽으면서 딱 우리 잰의 이야기다 싶었는데, 읽으면서 잰이 말한다.
“나도 그런데..”

주인공은 순간순간 할까 말까의 연속이다.
그 마음의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일어날까, 말까.
나갈까, 말까.
인사할까, 말까.
할까, 말까...
이 책의 주인공처럼 우리 잰도 그랬다. 다만 우리 잰의 갈등은 내가 알아챌 정도로 드러났다는 것이 조금 다른 점이라고 할까.
“안녕하세요.”큰 소리로 인사하기가 그렇게나 쑥쓰러운 아이.
집에 와서는 유치원 선생님에 대해 재잘재잘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선생님과 엄마와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얼음이 되는 아이.
달리기를 그렇게 잘하면서도 큰 운동장에서 지켜보는 눈이 많아지니 절로 얼음이 되어 선생님이 엉덩이를 밀어주어 겨우겨우 결승선까지 다가갔던 아이.
판 뒤집기 게임에서 그 넓은 운동장에서 아이들 모두가 바삐 판을 뒤집는 동안 우두커니 서서 그 시간을 우뚝 서서 견디었던 아이.
누군가 초콜릿을 주면 언니가 옆에서 대신 “고맙습니다.”라고 해주었던 아이.

그랬던 아이가 학교를 갔고, 인사도 잘하고, 달리기도 1등을 하고, 어제는 줄넘기를 20번을 했다고 했다. 사실 나도”안녕하세요.”인사가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그런 아이였기에 잰의 속도가 있겠거니 싶어, 잰 대신에 잰 뒤에서 마치 엎히는 동작으로 함께 “안녕하세요.”인사하고는 했다.

주인공이 “넘어!”라는 선생님의 응원에, 넘을까 말까 고민하던 장대를 훌쩍 넘어버린다.
넘어간 것은 순간.
울 잰에게도 올해 입학이란 사건이 주인공이 훌쩍 넘긴 장대와 같다는 생각이다.

다 읽고 나서 “나도 그런데...”라고 고백할 수 있는 아이의 말에서
우리 잰은 이 장대를 한 번 훌쩍 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이의 마음의 소리가 데굴데굴 굴러 나온 것만으로도 참 소중했던 읽기의 순간을 주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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