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판도라의 상자 1 - 반칙의 관행에 반기를 든 감사일지 판도라의 상자
강동원 지음 / 북엑스프레스(bookxpress)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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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 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자네가 이 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 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네. 

                                                   -랄프 왈도 에머슨 

 

이른바 국영기업체의 감사를 지낸 저자의 책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에머슨이 쓴 [성공이란] 시였다. 학자나 언론인 출신은 비판은 잘 하지만 혁신을 이행하지는 못하는 데 저자는 3년 동안 재직하면서 혁신을 실천했다는 데서 누가 뭐라해도 [성공한 공직자]이다.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의 5번에 걸친 눈물 어린 투쟁사를 보면서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보면 국영기업체를 포함한 각종 공기업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당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이에 대한 혁신책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IT 기술을 활용하여 "전자 감사 시스템"을 개발하여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특허를 받았고, 더 나아가 타 기관에서도 적용하고 있다는 데서 남다른 데가 있다. 

그에게는 또는 혁신을 실행하려는 사람에게는 기존 조직, 특히 공조직은 적진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그는  말하자면 사면초가에 처했던 것이다. 우선 매일 같이 머리를 맛대고 감사업무를 수행해야 할 감사실부터 걸림돌에 불과한 것이었다. 부임 첫날 감사실장과 부장으로 부터 들은 말이 문제의 심각성을 한 마디로 알려준다. "감사님은 감사실장 하자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26쪽) 감사님은 가만히 있다가 사장께서 '의견있습니까' 물으면 '이의없습니다.'(38쪽)"라고만 하시면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국영기업체에서 직원부터 본부장까지 했다는 사장은 본인은 경영의 귀재인양 직원들 앞에서 후안무치하게 떠들고 있지만, 국영기업체의 속성을 너무나 잘 이용하여 오직 높은 자리로만 올라간 로비의 천재로 보인다. 오직 관심사는 국내외를 돌아다니면 골프치는데 있고.  잘된 일이 있으면 본인의 공인양 떠들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부하에게 잘못을 돌리고 ... 가장 잘못된 CEO의 본보기 같다.

 무엇보다 구조적인 문제는 조직원이 구성한 노조에 있다. 혁신을 하면 국민세금으로 운용되는 기업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아 자기들이 긍지를 갖게 되고 보람을 느껴 누구보다 혜택을 볼 터인데도 불구하고 감사의 혁신에 걸림돌이 되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더구나 엉터리 사장의 잘못을 시정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임금  협상시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고. 부정을 저질은 직원을 원칙대로 처벌하려고 하면 막기나 하고... 잘못된 공기업 노조의 백태이다.  

여기에 국영기업체의 상급부처인 농림부,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국회, 감사원 모두 한결 같이 원칙에 철저하게 일하려는 감사에는 걸림돌에 불과했다. 일반국민이 잘 모르는 이른바 '공기업 경영평가제도'의 모순에 대해서도 그 문제점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조목조목 밝혔다.이 책을 보면서 내가 느낀 점은 국민세금으로 봉급을 타고 있는 모든 공직자들이 저자와 같은 참 공직자의 본을 받으면, 받을 때,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세상사가 모두 그렇지만 이 책을 보면서도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끼는 것은 아직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세상의 부패에 물들지 않은 많은 직원들의 감사에게 표시한 인간적인 지원과 존경의 표시이다. 또 강동원 감사가 그들에게 보여준 것은 부패하지 않고 원칙에 철저하게 일하는 고위공직자의 상(이미지)를 보여준 것이다.  

독자이기 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양심에 따라 원칙을 지키면서 업루를 수행한 한 국영기업체의 감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들이 강감사에게 퇴임식도 제대로 마련해 주지 않았지만 그가 이책에 기록한 '반칙의 관행'에 반기를 든 감사일지는 내 가슴 속에 영원히 감동으로 살아 있을 것이며, 내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알려서 나의  감동이 전파되도록 할 것이다. 진실이 담긴 책은 영원하다. 이런 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은 살맛이 나고 앞날이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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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2009-12-2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처럼 성탄절 휴일에 이곳 저곳을 방황하다 서평을 보았습니다. 우선 감사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분에 넘치는 과찬엔 송구하고 쑥스럽습니다. 분명한 것은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대한민국 하늘아래 공기업의 실태가 이 정도인줄 정말 몰랐었거든요. 마치 딴나라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울한 것은 출판소식을 광고하지 못해서인지 책을 읽은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죠. 국회의원, 정부고위 인사, 공기업 감사, 학정학자, 언론인들도 외면하고 있는 현실, 이것이 오늘의 한국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자 강동원 올림.
kdwon53@hanmail.net
 
김대중 옥중서신 - 반양장
김대중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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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행동하는 양심, 즉 깨어 있는 자각을 간곡히 당부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자기 자신의 삶이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온몸을 던진 실천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는 사형언도를 받고 언제 죽을 지도 모를 극한 상황하에서도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감옥 생활의 고난을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승화했다. 수감생활하는 중 외부와의 교신은 한 달에 단 한번 엽서로 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엽서 한 장에 원고지 100장 분량의 사연을 담았다는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수감 중 이희호 여사에게 총 157권의 책자 사입을 요청했고 자식들에게는 39권의 책을 읽어보도록 권유했다. 많은 책을 인용했는데, 이 중에서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피터 드러커의 [방관자의 모험]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드러커 박사는 독일에서 나치가 그와 같이 행악할 수 있었던 데 가장 크게 공헌한 부류는 첫째의 출세주의자나, 둘째의 선의의 과대망상의 사람들이 아니라 셋째, 즉 양심을 가졌으면서도 악에 대해서 침묵한 사랍들이었다고 합니다. 일제시대의 우리의 기억을 더듬어도 이 말은 진실을 갈파한 것 같습니다."(219쪽) 

국민들에게 이 세상을 하직하면서도 "핻동하는 양심"을 유지로 남긴 것이 얼마나 깊은 역사적인 성찰에서 나온 것인지 이 책을 보고 이해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금년 6월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돌 기념 특별연설에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피맺힌 심정으로 말씀하셨을 까.  

위인은 가도 그가 남긴 글은 영원히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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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작전환경 평가보고서 - 미래 통합군을 위한 도전과 함의
미국 통합군사령부 지음, 박 안토니오.박행웅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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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말 미국 정부의 정보유관기관들(국가정보위원회, 통합군사령부)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2025년과 2030년까지의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정세에 관한 나름대로의 전망서를 내놓았다. 한국에서 이 보고서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은 전체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예측서의 핵심은 미국이 주도하는 일극체제는 종언을 고하고 이른바 BRICs(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의 부상과 미국 국력의 퇴조에 따른 다극체제의 등장이다.  

이 보고서는 미래의 세계를 군사적인 측면에서 고찰한 것이다. 미래의 트렌드를 점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인구통계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인구가 줄어들거나(미국만 예외) 노령화로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분석은 일본의 경우 인구의 노령화와 감소대책으로서 이민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로봇을 개발한다는 점이다. 반면 개도국은 청년인구의 팽창에 대처하기 위해 직장을 마련해 주는 일이 가장 골칫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가난한 나라의 백성들은 일자리도 모자라는 데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선진국 생활상은 파라다이스를 연상하여, 결국 불만이 고조되어 세계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이외에 에너지 난, 식량 난, 물 부족 사태,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대 유행병, 정보기술의 지속적인 발전, 우주 공간에서의 치열한 경쟁 등이 예상된다. 이런 트렌드 하에서 전통적인 강대국 간에는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의 강대국 부상이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 장성과 제독들이 진정으로 전문성 있는 군을 육성하도록 허용해 왔다는 것이다. 즉 공산당의 지령을 끊임없이 받는 절름 발이 군대가 안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군대는 사고의 르네상스기를 맞이 했다는 것이다. 사고는 중국의 고전 뿐만 아니라 서방의 역사, 전략, 전쟁에 관한 문헌을 광범위 하게 검토해 이끌어 낸다. (78쪽 참조) 

 

이와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전략과 군사적 사고에 관심이 많아 2000년의 경우 인민 해방굱은 미국 군부 보다 더 많은 유학생을 미국 석사과정에 유학시킴으로써 미국과 미국의 군대에 관한 이해를 제고시키고 있다(79쪽).결국 양 강대국 군대는 일찌기 손자가 말한 유명한 경구를 서로 잘 새기고 있는 것 같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번 승리하고 한번 패한다. 적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전쟁을 할 때 마다 반드시 위태롭게 된다." 

 

이 대목에서 한국의 국방부는 불온서적을 23종 정해서 군내 반입을 금지했다는 조처를 취했다는 뉴스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 까? 중국 공산당이 인민해방군에 [사고의 르네상스]를 가져오게 했다는 이 책의 분석과는 너무나 극명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 군도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식 축적에 과거 보다 훨씬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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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눈물
슬라보미르 라비치 지음, 박민규 옮김 / 지호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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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람은 한국을 가르켜 [동양의 폴란드]라고도 한다. 초 강대국 사이에 끼어 침략을 반복적으로 받아 독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렇게 이야기 하는지도 모른다. 사실, 폴란드는 18세기 말부터 20세기초 까지 삼국 분할 점령당한 채(1795-1918) 유럽지도에서 사라지고 없던 상태였다. 1918년 독립한 폴란드는 제2차 대전이 발발하기 이전120여년 동안 왕성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치독일과 소련은 1939년 8월23일 모스코바에서 상호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고 1주일 뒤인 1939년 9월1일 새벽 4시45분 폴란드의 단치히 항에 정박해 있던 독일 순양함이 별안간에 항구요새를 공격하고 동시에 독일군 정예부대가 폴란드 국경을 넘었고 삽시간에 폴란드 전역을 제압했던 것이다. 이때 소련은 독일과 폴란드를 분할하기로 하고 북쪽으로부터 쳐 들어왔던 것이다.

당시 소련의 스탈린은 핀란드 전에서 겪은 수모를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듯 폴란드를 자신의 [killing field]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저 유명한 [카친 숲의 대학살]에서 21,857명의 폴란드 고위 장교들(전체의 절반 해당)과 지식층들을 처형해 버렸다. 그의 폴란드 몰살 작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1백7십만 명에 달하는 남녀노소를 시베리아 강제수용소로 이송했던 것이다.

저자가 겪은 경험은 이 죽음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고 여기서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실화이다. 60량의 화물기차에 한 차량 속에 60여 명 씩 명태를 세워놓듯 사람을 태워 수 천 킬로를 보낸 것이다. 대소변도 서서 보게 한 것을 보면, 아마 인류 역사상 최대의 잔악상을 실감케 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스탈린이 만들어 낸 지옥에서 탈출하면서 성공할 때 까지 만난 수용소 소장 부인을 비롯하여 만난 사람들은 참 인간성을 지닌 사람들이었다.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를 찾아 함께 한 17세의 소녀가 고비사막에서 쓰러져 갔을 때는 독자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이 처절하다.

자유는 잃어보지 않으면 그 진가를 잘 모른다. 산소가 희박한 데서 그 귀중함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다. 오늘날 폴란드가 자유민주주의를 구가하면서 유럽의 일원이 되고 NATO에 가입 신청한 것을 보면서, 수 많은 동포들의 희생 대가로 찾은 그 귀중함이 남다르리라고 생각한다. 부디 폴란드의 앞날에 과거와 같은 비극이 없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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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 할림 1
김재기 지음 / 이론과실천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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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인가, 철학소설인가, 종교소설인가, 가히 종횡무진이다. 인용된 언어만도 한 둘이 아니다. 물론 한국어로 쓴 소설이지만 스페인어, 아랍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포르투갈어까지 등장한다. 배경은 중세가 끝나가고 르네상스가 시작되는 1400년대 말이다.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혼재된 상황하에서 새 것을 찾거나 잃어버리는 승리자의 무자비함과 패배자의 쓰라린 아품이 배어있다.

나는 평소 왜 지난 1000년간(서기 1000-2000년) 스페인이 세계경제대국이 되지 못했는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지난 1천년 동안 세계경제를 주물은 국가들은 베니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미국으로 되어있다(OECD 세계경제사: 1000-2000). 이사벨라 여왕이 콜럼버스에 돈을 대주고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줌남미 전역을 정복하고 말이다. 이 책에서 나는 명쾌한 해답을 구했다. 이사벨라 여왕이 유태인들을 박해하여 내쫒고 이슬람 문명을 말살한 데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말하자면 너무나 교조적인 캐도릭 국가를 세우다 보니 다양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여기서 쫒겨난 유태인들은 포르투갈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했다(상기 OECD보고서). 아울러 피렌체의 메디치가가 유럽의 금융가로 성장토록 하는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런 서양 역사의 소용돌이를 알리란 주인공 등 52명에 달하는 종교와 인종, 국적이 서로 다른 인물들이 펼치는 사건의 전개를 통해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이슬람과 기독교 세계의 싸움의 깊은 연원의 일단을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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