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신나는 새싹 35
윤혜신 글, 김근희 그림 / 씨드북(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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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모습을 추억하며 쓴

작가의 실제 아버지 이야기


아버지라는 존재에 있어 생활력이란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생활력이 강하시지도 

자상하지도 않았지만 여린 감성을

지니셨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자리를 담담하게

고백한다. 무게감이 있어 그런지

그림책 같지 않은 그림책이라

느껴진다.


아버지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추억하는 딸의 고백적인 글과 그림이

가슴 깊은 울림을 준다.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버지

아버지는 어릴적 쇠꼴이나 나무를 하러

지게를 지고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정작 그것들 보다는

꽃을 한짐 지고 해질녁 돌아오기

일쑤였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꽃을 가져왔다며

할머니는 아버지의 지게를

패대기 치셨다.

꽃을 사랑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아버지는 꽃을 너무나 사랑하셨다.

누군가에겐 실없는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참 감성적인 분이셨음을 알 수 있다.


그 감성이라는 것이

먹고 살기 힘들었던 그 시절엔

참 보잘것 없는 그것이었을 것이다.


열여섯살때 네살위 어머니와 결혼을 했다.

어머니가 나무해오라 하면 지게를 지고

어둑해질때까지 꽃을 지게 한가득

지고 내려오기 일쑤였다.


어머니도 그런 아버지를 보는 내내

속이 터졌을 것이다.

자식을 6이나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 아버지에게 어머니는

푸성귀라도 팔아오라고

맡겨 장으로 내보내면

아버지는 푸성귀를 시장 한귀퉁이에

펼쳐놓고 예쁘게 묶어 놓았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뿐

사는 사람은 없었을 듯...


보름달 날밝은 밤 얼큰 하게 취하신

아버지는 자는 자식들을

깨워 마당에 한동안 세워 놓았다. 

그리고는 다시 들어가라셨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가

아이들을 마당에 세워놓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의 그림자 따라

조약돌로 그림을 그리신 것이다.


아버지의 인생은 꽃이었다.

쓸모 없어 보이는 꽃이었지만

아버지의 인생은 그 어떤 삶보다

향기로웠을 것이다.


아버지를 추억하며 만든

감성이 가득한 그림책이다.


책장을 쉬 덮을 수 없는

따스한 감성과 진한 감동이

여운이 되어 가슴에 남는다.


아버지의 감성을 이어받았기에

이러한 작품을

만들었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그림책을 읽고 나니​

우리 아버지를 추억하게 만든다.


우리 아버지도 어릴적 지게를 지셨던

기억이 난다. 쇠꼴과 나무를 하러

지게를 지고 산에 오르셨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버지기 되어보니

생활력을 떠나 아버지라는

이름 자체로 존경할만한

 분이시라는 것이

새삼 깊이 느껴진다.  


세대를 초월하여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 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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