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봄입니다
윤세영 지음, 김수진 그림 / 이답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당신은 나의 봄입니다>

2015년 책 좀 읽어보자고 다짐하고 잡은 첫책.

이책은 동아일보에서 연재하는 윤세영의 따뜻한 동행에서 71편의 글을 엮어 만든 책이다.

아빠된지 5년 내가 읽어 본 책들을 살펴보니 거의 육아와 교육에 관한 책들이었다.

 원래 저자의 삶과 지혜가 담겨있는 에세이를 좋아했는데

오랜만에 한권의 에세이를 읽었다.

지금이 겨울의 한복판이라 그런지 더욱 봄이 그리워지는데 이 책을 읽으니 참 따뜻함이 느껴진다.

봄 하면 따사로운 햇빛과 동네 앞산에 펼쳐진 진달래가 생각난다.

계절로서의 봄이 주는 따뜻함을 저자는 관계로 표현했다.

따뜻함을 주는 사람들이 바로 봄과 같은 사람들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한 봄과 같은 사람이었을까,

나에게 봄과 같은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이 글을 읽는내내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책속의 이야기들이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너무 멀리 있거나 너무어렵지 않게 한번쯤 만나거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71편의 이야기들이 참 쉽게 공감되어지면서 읽힌다.

자연스러운 일상의 언어로 소박한 필체로 순간순간의

깨달음을 옮겨 놓아 저자가 직접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에세이의 첫 이야기는 테레사라는 청각장애인과 장사익선생과의 일화이다.

청각장애인이었던 테레사씨는 10년전쯤 친구의 손에 이끌려 장사익 콘서트에 갔다

비록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열창하는 장사익선생의 노래를 듣고

그후 사흘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장사익 선생의 노래를 듣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 사연을 알게된 윤세영작가는 그 자리를 주선했다.

들리지 않는 테레사씨를 위해 노래를 불러준 장사익선생과 들을수 없음에도

정성스럽고 간절하게 듣고자한 테레사씨의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진정 보려하고 듣고자 한는 마음이 있다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그 광경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큰 감동이 밀려왔다.

이 첫이야기에 마음이 활짝 열렸다.

누군가에게 봄과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우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장사익선생의 음악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한번 들어봐야겠다.

그 분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져 있을 음악도 기대가 된다.

 

작가의 부부동반 모임에서 남편은 작가의 생일에

태극기를 달고 회사도 안간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많은 친구들이 황당해했고 남편은 뜸들이며 아내의 생일이

광복절이기 때문이라 그렇다 말해 웃음을 줬다고,,

생일날 남편에세 내 생일이라 기쁘냐고 묻는 질문에 남편은 나뿐아니라

두사람을 기쁘게 했다고 말했다고 당신과 당신없었으면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했을 여자...

남편의 센스를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작가부부의 에피소드에 여유와 위트를 배운다.

 

시 낭송에 대한 아이디어도 참 좋다.

노래를 잘 하지 못하는 부부는 언제부터인가 모임에서

시를 낭송하는데 아주 인기가 좋단다. 재미있는 것은 긴 시의 경우

혹시 한 줄 빠뜨려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한다.

나도 시 몇편 외워둬야겠다.

작가의 남편이 즐겨 낭송한다는 <봄길>,<우화의 강>이라는 시부터....

 

작가를 존재하게한 엄마의 사랑 그리고 많은 지인들과의

행복한 관계를 통해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책을 놓고 나니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이 밀려온다.

오늘아침에도 나를 위해주는 아내의 기분을 맞춰주지 못하고 출근해 내내 마음이 찜찜하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잘 하자.

그리고 나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 하자..

좋은 인연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선물이니까...

 

이 책은 손이 잘 가는 곳에 두고 언제든 꺼내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마음이 답답하고 관계의 어려움이 있을 때

이 책을 보다 보면 금새 봄이 찾아올 것 같다.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도 그 사람이

이 책을 좋아할까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오랜만에 수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