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굽는 엄마 - 무한한 기쁨을 주는 인생 레시피
김요한 지음, 유재호 사진 / 바이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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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디 원장님은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원로 목사인 김장환 목사님의 사모님으로

이 책의 저자는 트루디 원장님의

막내아들이다.

 

노년이 되어서도 사랑으로 파이를 구우며

나눔의 삶을 사시는 엄마를 존경하는

마음을 사진에 담고

한자 한자 기록한 사모곡이다.

 

저자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파이를 만드는

엄마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의 시선이 먼저 머문 곳은 엄마의 손이다.

예쁘고 고왔던 손은 평생을 사랑으로

섬기느라 엄마의 손이

이제는 울퉁불퉁 망가졌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그런 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으로 보인다.

 

파이를 만들기 위해 반죽하고 밑바닥을

만들고 스트링을 하는 모든 과정들 속에서

아들은 섬김과 사랑을 배운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 트루디 원장님은

삶으로 가르쳤던 것이다.

 

2006년 트루디 원장님이 강연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 허리에 급성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다발성 골수종으로 3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본인은 물론 가족들은

얼마나 큰 충격에 빠졌을까.

엄마와 걷는 것을 좋아했던 아들,

이제는 걷기조차 힘든 엄마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그 애잔함이 물밀듯 밀려온다.

 

책을 쓰면서 엄마의 어릴 적 모습을

생각해본다. 엄마도 사실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으니까.

꿈 많던 소녀였고 말괄량이 기질이

있었던 트루디 원장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늘 여유 있고 위트가 넘치시고

복잡한 문제도

단순하게 생각하는 심플 라이프,

손님 대접하기를 즐거워하고

뒤에서 조용히 묵묵하게

바라봐 주시는 엄마,

열두 살 때 저자는 가출을 했단다.

그때도 엄마는 인내하고

기다려주었기에 다시금

돌아올 수 있었고 가정과

부모님의 소중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엄마가 이제는 아프시다.

당연히 내 곁에 있어야 할 존재라고

생각했던 그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

엄마를 뵈러 갈 때마다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를 깨닫는다.

 

엄마가 아프셨을 때 썼다는 아들의 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에

간절한 사랑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

트루디 원장님과 우리 엄마가 많이 닮았다.

 

트루디 여사님은 파이를 굽느라

우리 엄마는 농사를 짓느라 손이 망가졌다.

트루디 여사님은 다발성 골수종으로

우리 엄마는 뇌졸중으로...

 

2년 전 뇌졸중으로 응급실에 누워 계시던

우리 엄마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

그렇게 건강했던 엄마가

이제는 아플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ㅜㅜ

 

우리 엄마는 늘 건강하고 내 옆에 있을 것

이라는 착각을 나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연로해져 약해져가는 엄마를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말이 없으시고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시고 기다려주시는 모습까지

엄마는 트루디 원장님과 닮았다.

 

우리 엄마가 시집을 오시고 우리 집에

복음이 들어왔다.

제사를 드리지 않게 되었고

온 가족이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

우리 엄마나 우리 가문의 축복의 통로시다.

 

아버지를 기다리심으로 다시 교회로

인도하셨고 자식들에게도 인내하며

기다리셨다는 것을 안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존경스럽다.

엄마가 보고 싶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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