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폴리오의 막이 열린다.

퍼스트 폴리오 1 - 피와 죽음을 부르는 책
제니퍼 리 카렐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인상깊은 구절

나는 무언가를 알아냈어. -로즈,벤

 이 두 권의 책(퍼스트 폴리오1,2)의 페이지를 넘기는 즐거움은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끼워넣는

두근거림과 비견된다. 

 셰익스피어의 숨겨진 작품, 그의 실존 여부, 작품의 유명함에 비해 너무 수수께끼인 그의 삶을 둘

러싼 의혹들을 치밀하고 철저한 문학적 지식과 역사적 배경, 방대한 자료들을 통해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있다.

 '퍼스트 폴리오'라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전집을 중심으로 숨겨진 작품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상상력

의 숨결을 불어넣어 미서부, 유럽 전방의 셰익스피어의 흔적을 찾아 짧지만 녹록치 않는 여정들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군더더기 없는 여정들을 통해 조금씩 비밀이 벗겨지고 또 다른 의문이 생성되는 절묘함은 보는 내

내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들며, 자칫 템포가 느려질라치면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같은 충격들

을 적절히 배치하여 극적인 전개를 유지시킨다. 한편의 드라마같은 소설임을 느낄 수 있다. 

 자칫 주인공 케이트의 셰익스피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우리에게 낯선 거부감을 줄지도 모르지

만 그 지식은 나열이 아닌 사건의 단서로 집중과 흥미를 배가시키며, 로즈와의 심리적 갈등의 전개

과정은 추리극 안의 감동의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책 후반으로 가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 반

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긴 탄식을 남기며 다시 한번 이 책의 첫머리로 돌아가 다시 한번 읽

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