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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양이의 사계절 ㅣ 뜨인돌 그림책 11
에릭 로만 글.그림, 허은실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지난번 <클라라의 환상여행> 이후 에릭 로만의 두번째 책이네요.
에릭 로만의 그림은 딱 보면 그만의 개성이 듬뿍 묻어나는 특징이있네요.
깔끔한 선 처리 새까만 눈동자 자유로운 상상력이 바로 특지이죠.
고양이, 강아지등을 그닥 좋아하지 않을뿐더라 사시 고양이는 무서워해서
만지지도 못하는 사람이라 고양이 그림도 영 반갑진 않지만,
에릭 로만이 그려낸 고양이들은 왠지 귀엽고 덜 징그럽단 생각이 드네요.
고양이라는 녀석 천성이 조심성 많고 혼자 놀기 좋아하고 새침한게 매력인데
이 네마리 아기 고양이들은 서로 죽이 참 잘 맞는듯 하네요.
이름을 붙여 보자면,
점박이, 줄무늬, 물방울, 막내 여기서 막내는 표지 그림중 제일 밑에 녀석입니다.
이 개구장이 네 친구 앞에 어느날 엽서 눈에 띄네요.
그것은 흰 눈이 내리는 눈밭의 풍경.
네 친구는 두런 두런 얘기를 나눕니다.
"난 눈이 무서워. 겨울이 와서 눈이 펑펑 내리면 온몸이 오싹오싹 추울 거야."
"꽁꽁 얼 만큼 오싹오싹 추울 거야"
"꼬리 끝까지 오싹오싹 추울 거야."
모두가 걱정과 두려움속에 있지만 한마리 막내 고양이는 ~
"난 빨리 눈이 왔으면 좋겠어."
도대체 이 녀석은 눈도 겨울도 무섭지 않다는 태도로 오히려 자신만만 눈을
기다리겠다고 하네요.
봄이 지나 여름으로 갈 무렵 또 겨울과 눈에 대한 걱정 막내는 여전히 자기는 눈을 기다린다고 합니다.
그이 머리속에는 눈과 함께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기에 눈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형제들은 더군다나 다들 눈이 무섭다는데....
사실 눈이 오면 고양이보다 개들이 더 좋다고 날뛰긴 하는것 같습니다.
까만 눈동자의 호기심 가득한 고양이들은 마치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놓은듯
귀엽네요.
여름과는 또다른 분위기의 붉은 색을 자랑하는 가을이 한창이네요.
낙엽속을 뒹굴기도 하고 뛰어 노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독자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겁게 해줍니다.
아이들이 바로 이런 아름답고 심플한 그림을 보면서 상상력을 키우고 자연스레
책과 친해지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아침이었어요.
아기 고양이들은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꼭꼭 숨어버립니다.
하지만 네번째 막내 고양이는 숨지 않습니다.
막내 아기 고양이는 새하얀 눈밭 위를 팔짝팔짝 뛰었어요.
떼굴떼굴 구르고 까르르 웃었어요.
"와, 눈이 오니까 정말 오싹오싹 춥고 축축한걸?
또, 온 세상에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아주 제대로 신났군요.
이 모습을 본 다른 고양이들도 용기를 내서 하나둘 밖으로 나옵니다.
새로움은 그 안에 두려움과 설렘 낯섬을 품고 있지만 또한 무척 매력적이고 하죠.
아기 고양이들에게 눈은 처음엔 두려움이었지만 이제 눈 속에서 뒹굴때
두려움은 사라지고 없겠죠.
인생에도 크고 작은 두려움과 걱정이 늘 반복되어 일어납니다.
심지어 일어나지도 않을지도 모를 걱정들을 하느라 하루를 다 쓰고 잠도 제대로 못자죠.
법정 스님은 죽으면 할 죽을 걱정을 죽기도 전에 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매 순간 순간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다보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과거의 아쉬움도
없다구요.
앞으로 눈을 조금더 많이 보겠죠.
겨울에 이 책을 만나서 그런지 더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