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동물들 아트사이언스
벤 로더리 지음, 이한음 옮김 / 보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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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이로운 동물들>


"이 책은 지구라는 행성에 보내는 나의 연애편지입니다. 용감하면서 아름다운 종부터 흥미롭지만 못생긴 종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에 숨어 있는 종들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벤 로더리의 말입니다. '지구에 보내는 연애편지'라니, 지구에 사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지요.


이 책은 저자가 지구에게 보내는 연애편지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지구에 사는 동물들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창'이기도 해요. 저자는 이 책이 우리에게 그런 책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썼다고 합니다. 세상의 또다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면 분명히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고 믿기 때문일 거예요. 실제로 지금 지구의 많은 생물들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요. 우리 '사람'은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다양한 생물들을 지키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요. 수많은 종들 중 인간만 남게 되면 세상이 얼마나 외롭겠어요. 지금처럼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야생 환경은 줄어드는 세상에서 그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벤 로더리의 그림은 꼭 사진 같아요. 그만큼 섬세하고 자세하며 생생하지요. 저자는 자신을 '화가의 몸에 갇힌 좌절한 자연사학자'이며, 그림과 글을 통해 자연 세계를 탐사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는 자신의 탐사에서는 동물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려야 할 뿐만 아니라 털과 깃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온전히 이해하며 그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그린 그림들이 바로 책 속 그림들입니다. 표지의 사자와 부엉이, 흰동가리, 타조, 문어, 아프리카펭귄, 호로새 등 다양한 동물들이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어요. 저도 보는 내내 감탄을 하면서 봤답니다. 흔히들 사랑은 관심에서 비롯되고 그 관심은 관찰로 이어진다고 하죠. 벤 로더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결과 무형의 사랑이 유형의 사랑으로 나타났지요. 그의 그림들로요.



이 책에는 그의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동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함께 적혀있습니다. 동물들의 숨겨진 관계와 친척 관계, 놀라운 능력들까지. 여기서 끝이 아니라 동물들의 진화 과정과 암컷과 수컷의 차이, 색깔의 비밀, 숨겨진 연결 관계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어요. 그 속에 나오는 동물들의 특징에 대한 설명은 부록이라고 해도 될 만큼 많은 정보가 담겨 있지요. 그림책이라고 내용이 없다고 봤다가는 큰코 다쳐요. 우리가 몰랐던 동물들의 세계에 푹 빠져서 자세 고쳐잡고 몇 시간 동안 읽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저자의 관심과 사랑이 그림으로만 발현된 것은 아니겠지요? 작가가 자신을 화가이자 자연사학자라고 소개한 것을 떠올려 봅시다. 신기하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이라는 것에 확신이 갈 거예요.



이렇게 매력 있는 책에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은 반칙입니다.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까지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내용도 94페이지나 되어서 웬만한 인문서적만큼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 분들께서는 아이와 책을 다 읽은 후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그 중 어떤 것부터 실천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아, 책 크기가 제 손끝부터 팔꿈치까지나 될 정도로 크니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놀라지 마세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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