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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군인 - 가장 슬픈 이야기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5
포드 매덕스 포드 지음, 손영미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훌륭한 군인 애쉬버넘 부부의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목부터 해설까지.
모두 반어적인 소설이다.
화자 존 다우얼의 고백같은 독백으로 시작한다.
1904년 영국인 부부 에드워드 애쉬버넘과 레오노라 애쉬버넘을 자신의 부인 플로렌스의 요양차 방문한 독일 나우하임에서 만나 그때부터 그들의 운명은 이상하게 얽혀 결국은 슬픈 결말을 갖게 되는데.
총 4부로 되어있는 이야기 끝자락에야 이들의 복잡한 관계가 정리가 되는데
결국은 모든 이야기가 끝이나고 허무와 체념만이 남았을때야 존은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그 모든 것이 끝났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레오노라는 에드워드를 원했지만 로드니 베이햄을 얻었다. 물론 그런대로 괜찮은 남자다. 플로렌스는 브램쇼를 원했지만, 실제로 레오노라에게 이 영지를 구입한 사람은 바로 나다. 사실 내가 원했던 거은 브램교가 아니라 간호사 또는 수행인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간호사 또는 수행인으로 살고 있다. 낸시 러포드를 원한 것은 에드워드였지만 그녀를 차지한 사람은 바로 나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실성한 상태다. 정말 이상야릇한 세상이다. 사람들은 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까? 세상에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모두 있는데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라 뭔다 다른 것 갖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p.261
낭만파 바람둥이 에드워드와 겉으로는 행복하게 살았던 레오노라는 둘의 영토와 재산, 품위와 사랑까지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고통과 고독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여러명의 자신보다 낮은 계급의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던 에드워드는 결국 자살로 삶을 마감하고 끝까지 인내의 삶을 살았던 레오노라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 로드니 베이햄과 결혼해 출산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이 이름으로 플로렌스와 결혼한 미국인 존은 오직 아내만을 위해 그녀가 살아있는 동안은 내내 아내병수발을 하며 타국에서의 삶을 살았지만 플로렌스의 자살이후에 깨닫게 된 아내의 지저분한 외도때문에 크나큰 실망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다른 매력적인 여인을 품게되지만 그녀 낸시는 에드워드의 사랑의 노예였기에 에드워드의 죽음이후로 실성하여 제 2의 플로렌스를 보살피며 살아간다.
남자의 입장에서 이해한 이야기는 사랑과 자비. 열정으로 한평생을 살다간 에드워드와 한여자만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은 순정파 존의 이야기가 있지만
여자의 입장에서는 평생 바람둥이 남편을 품고 인고의 세월을 보낸 레오노라에게 존경을 바치고 싶다. 천박한 여자 플로렌스에게도 브램쇼의 땅을 원하는 야망은 있었지만 헛된 사랑만 꿈꾸는 거짓된 열망만 있었을뿐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반어적인 이 스토리는 [훌륭한 군인: 열정의 기록]과 작가가 원래 쓰려고 했던 제목[The saddest story]에서 볼수 있듯이
절대로 훌륭하지 않고 슬프다못해 허무하고 허탈한,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지만 저급 연애질에 불과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사실.
포드 매덕스 포드의 화려한 표현력과 섬세한 기교, 그리고 화자의 기록과 독백으로 이어지는 잔잔한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