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트
아네 카트리네 보만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은퇴를 앞둔 72세의 정신과의사.
매일 자신의 진료실에 찾아오는 환자들을 평범한 일상으로, 권태롭게 진료해오던 의사는 마지막 내담자인 아가트를 만나게 된다.
아가트는 자신의 잔잔한 은퇴계획에 골치거리가 될거 같아
맡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의 강력한 요구로 상담을 시작하게 된다.
아가트를 만나 상담을 하면서 나는 점점 변하게 된다. 25세의 아가트는 처음 등장부터 의사의 어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향기를 풍겼고, 매순간 만날 때마다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은 무기력하고 권태로웠던 그의 삶속에서
매일보는 비서와 이웃집에 사는
남자의 존재도 조금씩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시선이 생긴다는 점이다.

아가트는 그에게 어떤 존재가 된 것일까.

나는 물리치료사 면허를 딴지 15년차가 되었다.
여러병원에서 근무해왔지만 지금 있는 곳은 햇수로 삼년째근무중이다.
주로 치매어르신들이고, 교통사고나 넘어짐 같은 일상생활 사고로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입원해 있는 요양병원인데,
내가 처음 입사할때부터 지금껏 입원해 계시는 장기입원 환자가 많아서 오랫동안 본 분들이 많다.
바로 전에 한 대화도 잊고 재차 물어보시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귀여운 분들도 많다.
우리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한다.
나에게는
매일매일 같은 치료행위에, 더운 여름에는 땀을 한바가지 쏟으며 마스크가 다 젖을 정도로 일을 할때면
권태스럽고 체력적으로 힘들때가 많은데도
어르신들이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그토록 가고 싶어하시던 집으로 퇴원하시는 날은 나도 덩달아 두손을 흔들어 배웅하기도 한다.

삼년간 보아온 어르신이 노환으로, 지병의 악화로 돌아가시는 날에는 그날은 소주가 생각날 만큼 마음이 힘들기도 하다.

물론 소설속 나처럼 은퇴를 앞둔 권태로운 의사는 아니지만,
나는 책을 읽으며 나의 병원근무가 자꾸 오버랩이 되었는데,
정신과 의사의 아가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나이를 떠나 환자와 치료사, 내담자와 상담자의 관계의 상태는 결코 공허하지 않기때문이다.
아가트를 보며 마치 상담실 속의 cctv처럼 현장에 있는 듯한 리얼함을 느끼고
또 나의 일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평단활동으로 책을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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