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사진대학생이 된 나에게 언니는 서울에 올라가면 사진전을 하는 미술관을 자주 데려갔었다. 처음엔 무작정 데려갔다가 몇번 같이 다닌 후로는 “너가 좋아할 거 같아서”라며내 취향의 사진전을 소개해주었다. 이십년을 함께 산 언니는 그런 전시회장안에서의 침묵을 서로 이해하며 기다려주는 친구였다. 그 후로 이십년이 더 지나서 둘만의 미술관 나들이는 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생각하는 문화의 세계로 이끈 언니는 여전히 나의 좋은 친구다. 언니와 함께 간 사진전에서 사진을 보는 법을 서서히 터득하게 되었다. 언니는 아직도 그림책테라피 수업을 하는 중에 직접 찍은 사진을 함께 보여주고 그 이야기를 풀어주면서 수업에 임하는 분들에게 작은 마음의 선물을 준다. 언니를 통해 알게된 사진의 힘. 치유의 힘을 함께 깨닫게 되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사진이 가진 치유의 힘을 믿고,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임종진 작가가 그렇다. 방북취재를 통해 북한주민들의 일상을 취재하고, 국제구호기관에서 활동하며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전문 사진심리상담가로 5.18 고문 피해자, 7080년대 간첩조작 피해자 등을 대상으로 사진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작가.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알고는 있으나 관심속에 두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더 깨닫게 되었는데,작가의 업적도 업적이거니와 그가 “사람이 우선인 사진”을 하려고 했던 그 열정과 고뇌를 더불어 이해하고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 쉽지 않았을 세월과 현재를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직면하면서 뛰어넘은 세월들에 함께 엉키고 소통할 수 있게 된데는작가의 사진치유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사진이야기지만 작가의 사람냄새나는 확고한 배려와 관심이 더 감동을 주는 에세이였다. 오래 두고 감동을 느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