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와 함께했던 나의 이십대.언니덕분에 알게 된 페이퍼는 매달 언니에게 빌려서 읽다가, 언니와 떨어져살면서 따로 구입해서 읽다가,가끔은 사진도 보내봤다가, 또 아주 가끔은 내 사진이 실렸다가 언니의 사진이 실렸다가,부피가 커서 잡지를 정리하면서 좋아하는 섹션들만 따로 모아두었다가.페이퍼에 나왔던 작가들이 책을 내면 책을 샀다가. 그렇게 이십대가 흘러갔다. 페이퍼를 통해 친한 친구와 소통하기도 하고, 황경신님이 쓴 그림에세이도 좋아해서 모아두었다가, 음악리스트를 모아다가 다운받아서 컴필레이션 씨디도 구워서 듣기도 했다. 내 감성은 페이퍼에 빚을 많이 졌다. 그곳에 김원 두령님이 있다. 오랜만에 작가님이 쓴 책을 글이 끝날때마다 써있는 BGM을 직접 지니에서 찾아 들으면서 읽었다. 김원두령님은 아직도 십년전 그 모습그대로인 듯하다. 글속에는 “나”를 사랑하고 “나”인채로 살라는 말이 가득하다.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에게 이기적으로 살아보라고. 조언해준다. 오래 겪고 세상을 알게 된 작가가 아직 세상에 대해 모르겠는 어리숙한 독자에게 술한잔 따라주며 그냥 그렇게 뜻대로 살아가라 이야기해주는 거 같다. 책을 읽으면 저절로 술에 취한 듯한 기분이 든다. “나” 자신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그런 책. 오래전 이십대의 감성의 페이퍼와는 많이 다른,인생을 조금 알게 된 삼십대의 우리에게 전하는 봄날의 보약같은 그런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