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엽서일뿐이잖아!! 이렇게 생각했다가 책을 읽듯 한장한장 엽서를 보며 넘기다가 심쿵했다. 무척 독특한 포스트북이다. 일러스트를 담아 포스트카드 형식의 책을 만든 것. 나는 편지쓰는 것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어느덧 편지지를 구입하는 일을 안하게 되면서 편지는 더더욱 보낼 곳이 없어져버렸다. 그나마 지금의 남편과 주고받은 편지가 가장 최근이었고 그마저도 결혼전이니 십년전쯤이다. 그 쯤엔 배낭여행을 몇번 다녔었는데 여행지에서 보낸 엽서가 내가 나에게, 가족에게, 남친에게 보낸 것들이다. 여행지에서 산 엽서는 아직도 내 서랍안에 있다. 나에게 엽서는 여행과 함께했다. 지금 내가 본 책 이자 엽서인 “우주펭귄”은 나에게 다르게 다가온다. 하나의 스토리.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림들이다. 우주에 살던 우주펭귄들이 그들이 밟고 있던 얼음별이 녹더니 살곳이 없어져 지구에 내려온다. 녹아내리는 얼음별을 보니 남극의 녹는 빙하들이 생각이 났다. 지구에 도착해 숲과 나무, 곤충, 꽃들을 발견한 펭귄들. 식물을 가꾸고 사과를 따고 귤을 수확하고 비를 맞다 감기에 걸린 펭귄친구를 보살피고 빵을 만들고 사랑을 하고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가고 펭귄들의 생활은 우리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우주펭귄들은 지구가 좋아졌을까? 반딧불이를 보고,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하고 바다속도 들어가보지만 우주펭귄의 머리를 감싸는 투명한 헬멧을 벗지 않는 것을 보니 왠지 지구의 미세먼지때문인가 하는 그런 생각도 해본다. 꽃구경하는 가족펭귄이나 킥보드 타는 펭귄과 책을 읽는 가을 나들이 모습을 보니 꼭 우리 가족을 보는 거 같다. 크리스마스나 할로윈도 즐기고, 우주펭귄은 이제 지구생활이 익숙하다. 추운겨울 솟아나는 작은 새싹을 바라보는 펭귄가족을 보니 이제 봄이 오려나. 따뜻한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귀여운 컬러링 엽서는 아이와 함께 그려보아야겠다. 식탁앞에 내가 좋아한 엽서 튤립화분을 든 펭귄과 반딧불이를 보는 펭귄 엽서를 붙여놓고 오래오래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