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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별하는 법을 모르는데 이별하고 있다
김정한 지음 / 미래북 / 2019년 11월
평점 :

책이 꽤 무겁다.
책속의 "나"도 무겁다.
책장을 넘기는 데 한장한장이 뻑뻑하다.
내 인생이 그렇다.
무겁고, 뻑뻑하다.
책속의 나는 글을 쓰고, 아이를 키우고, 가장이며,
늙은 부모님이 계시고, 생활이 힘들다.
때로는 마음이 힘들고, 그리운 사람때문에 힘들어도
아이를 보고 글을 쓰며 기운을 차린다.
인간은 그런 존재인가보다.
내가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나를 어둠의 구렁에서 꺼내어주고
살게 해준다.
이 책을 처음읽으면서 자꾸 딴생각이 나서 혼났다.
생각을 집중할 수가 없다.
나또한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처지가 안되는지라, 마음이 자꾸 들썩거린다.
요즘은 더더욱 힘들다. 언제쯤 좋아질까.
어릴때 바라보았던 어른들의 세계는 이렇게 고단하지 않았던거 같았는데.
그게 다 부모님들의 인내와 포커페이스덕분이었던 것을
내가 어른이 되고난 후에 깨달았다.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독서가 불편하다.
하지만 손에서 책을 놓을수가 없는 이유는
작가의 글에서 같은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공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첫장을 열고 중간에 책을 놓지 못한채 그녀가 안내한 세계로 함께 걸어가
마음을 비우고 돌아오는 중.
오늘 다 읽었다.
문장하나하나에 함축적인 의미와 수년간의 고뇌가 함께 들어가있어
쉽사리 들뜬기분으로 읽을 수 없는 글들이다.
중간마다 그녀의 시를 읊으며
먼산을 바라보는 순간을 맞는다.
그녀의 글자를 한자한자 꼭꼭 씹어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