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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가격 - 예술품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지적 미스터리 소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현정수 옮김 / 창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지적인 유희? 미술품 미스터리 소설. 천재들의 가격!
먹고 살기가 좋아져서 그런건지.. 투자할 새로운 영역을 찾아낸 건지... 미술품에 대한 관심과 가격이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점점 더 느는 것을 느끼는 요즈음입니다... 미술과 예술에 관련되는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인기를 끌고,
시기에 맞춘건지 이번엔 인사동 스캔들이라는 영화도 개봉한다고 하더군요.
예술품의 가치라는 건.. 질적, 양적으로 가격을 매기기가 참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읽은 책 천재들의 가격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고대인들이 그린 동굴벽화와 중세의 르네상스 예술가가 그린 벽화... 이 둘 중 어느것이 뛰어난지는... 말하기가 어렵죠.
그림의 가격은... 사람들의 취향과 작가의 유명세, 역사적 배경등의 그림의 느낌과는 다른 배경에 따라서 금액이 책정될 수 있겠지만. 비싼 그림이 더 좋은 그림이다. 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읽은 천재들의 가격. 이 책이 표방하고 있는 장르는 지적 미스터리 소설, 미술품 미스터리 소설 입니다.
? 그게 모지? 라는 의문이 들수도 있을 듯 싶은데...
이 책을 읽어가면서... 딱 잘 어울리는 제목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 책을 쓴 가도이 요시노부란 작가는.. 신인상을 받고선 처음으로 이 천재들의 기억을 단행본으로 냈다고 하는데... 엮은이의 후기 내용과 같이... 신인작가의 글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멋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선 두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미술품에 대하여 분석을 통하여 감정을 하는 주인공과. 미술품을 '맛'이라는.. 혀의 느낌으로.. 감정하는.. 다소 엽기적인.. 또 다른 주인공..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항상 두번째 주인공에게 패배를 당하는 듯 싶더군요...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단지.. 이 점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작가 하니... 경쟁구도를 보이는.. 두개의 작품이 생각나는 군요... 유리가면과 맛의 달인...
두 명의 라이벌이 나오고, 서로 경쟁하는.. 그런 얘기죠... 천재소녀들의 경쟁과 아버지와 아들의 경쟁.
이 경쟁이 재미있는 이유는... 항상 한 쪽이 이기는 것이 아니고, 이기고 지는 것을 반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성장해 나가고 보다 더 완만한 인격이 형성된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좋았다는 생각인데..
이 책에선... 한쪽이 너무나 뛰어나다 보니... 엉뚱한 가설을 세우고, 한 쪽은 그것을 꺾어버리는... 일방적인 관계가 된다는 점에 아쉬웠습니다.
결국.. 이런 점 때문에.. 주인공은, 라이벌이라기엔 너무나 강력한 존재인... 경쟁자를 떠나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서양의 회화, 일본의 색다른 역사를 은은히 보여주는 그림, 그 외의 공예품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하여, 잘 알 수 없었던 고대 미술사를 알수 있고, 일본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으며, 미술품시장에 대해 엿볼 수 있는 ...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술작품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이름에 정말 걸맞게 특정한 미술품을 소재로 하여, 그 작품에 대하여 관찰하고 결론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하면서 역사적인 부분도 배울 수 있으면서, 지적인 만족도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책인 듯 싶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것은 미술품의 가치는 볼 줄 아는 사람에 의해서 매겨지는 것이며, 또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는 점인듯 합니다..
- 흥미있게 본 대목의 소개
-- ... 이 바닥의 룰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원래 서화와 골동품 정도로 가치의 근거가 애매한, 아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물건은 없다...
- ... 과학적 감정은 틀림없는 가짜라는 결론은 낼 수 있어도 틀림없는 진짜라는 결론은 낼 수 없습니다...
- ... 나는 유리공예를 회화나 조각이나 건축보다 한 단계 아래로 여기는 일반적인 풍조에 동의하지 않았다...
- ... 생산력에 관한 비판일 것이다. 유리공예는 거푸집을 이용한 양산이 가능하니까... 빗나간 의견이다...
옴니버스 형식의 여러 사건들로 구성된 추리소설이며 예술소설인 이 소설. 지적이며 생각하며 읽어볼 수 있는 소설을 원하시는 분이시면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만족하실 거라고 믿습니다. 흥미있는 소재를 적당한 길이로 끊은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서 정말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