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 박제된 역사 뒤 살아 있는 6.25전쟁 이야기
한준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여든아홉이 되어서야 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89세... 2017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82.7세라고 합니다.

평균수명에서 7살이 더 드시고서야 꺼내는 이야기. 무엇일까요? 궁금증이 생깁니다.

 

책의 서두에 그 이유가 나옵니다.

필자가 십수년전 써두었던 글이 있었습니다. 필자의 6.25 참전기였습니다.

그것을 우연히 놀러왔던 손녀가 발견해 동네 제본소에서 열 권 정도 만들어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군요. 손녀는 가족들끼리만 보긴 아깝다고 생각하고 인터넷에 올렸는데.. 이게 큰 반응을 보였답니다. 15만명이 보았다더군요.

 

전 보지 못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보고 공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는 1931년 12월 26일 태어난 사람입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오긴 했지만 그렇게 굴곡진 삶을 살진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생에 또렷한 시기가 6.25 전쟁 때 였답니다.

 

책 내용을 보니... 교과서나 역사서의 이야기와 한 사람의 경험은 역시 차이가 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장에서부터 다르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전쟁이 나고 청년방위대가 생겨서는 남쪽의 빨갱이들을 잡는다고 벌였다는 데.. 필자가 여기 소속되었습니다만... 그게 꼭 공산당원만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신식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서양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마녀사냥식으로 솎아냈다는 군요.

당시 필자의 아버님이 교회 장로로 있었답니다. 잡혀갈 위기에 처했다고 하고 고향에서 도망갔다는 군요.

 

맏형이 한 말이 이렇습니다. ‘남침한 공산당보다 부락민들이 더 무섭다’

 

...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 이 책이 나왔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필자는 이후 국군에 참가하여 제대로 전쟁을 치르고 전역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북한체제를 지지하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위의 이야기와 같은 것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오해받기 쉬운 상황이었죠...

 

시간이 많이 갔고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몇 주전 어머니가 가요무대를 보시던데.. 호국영령의 달 특집이라고 관련 노래를 부르더군요.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원한이야 피에 맺힌...

예전엔 생각없이 듣던 노래가 그 원한이야 피에 맺힌이라는 그 가사가..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원한, 그 피. 누구의 것인가요..

안타까운 우리 과거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가사였습니다.

 

전쟁전엔 형제였던 그 사람들. 사상 따위가 뭐길래. 그렇게 싸우게 만들었는지.

김일성이고 이승만이고 죄다 잘못했다고 봅니다.

단일국가 타령하며 북진하자고 도발했던 이승만도 문제였고 소련의 지원을 받아 남침한 김일성은 더 문제였으며. 전쟁통에 맘에 안 드는 사람들 죄다 고문하고 죽여버린 것은 더 큰 잘못이었습니다.

 

6.25를 겪은 그때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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