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한창욱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살고 싶어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제목이 처연합니다.

꼭 살기 위해서 헤어져야 할까요..

어떤 일이기에 이런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 책의 주된 주제는 미움, 집착 그리고 고독입니다.

단편소설인 듯... 짧은 수필인 듯. 그 경계가 모호한 여러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

메마른 감성을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몇 가지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어느회사의 어느 과장 이야기입니다.

동기는 하나 둘 진급했지만 자신은 여전히 과장. 사수 팀장은 잘 챙겨주거나 위로할 생각따위는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일하라고 하죠...

하다보니 점심은 건너뛰고 저녁은 샌드위치. 하다보니 시간은 11.

급하게 회사를 나와서 막차 버스를 탑니다.

 

깜빡 잠이들었다 깜빡 깨어보니 집 근처입니다. 목이 잠겨서는 기사님 잠시만요!

치킨집에 가서 양념통닭 한 마리 사서 아이들을 깨워서 먹입니다.

마누라는 왜 잘 자는 얘들 깨우냐고 타박합니다.

 

하지만 그는 왜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는지 회상하며 아버지를 그립니다.

 

이 세상의 많은 아버지들에게 쓰는 글로 보입니다.

돈 버는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그런 매달림으로 통닭을 얘기하네요.

 

 

구름판을 딛고 날아보기

경기가 좋지 않은 부품 생산 공장을 하는 사장님이 있습니다.

만나면 항상 회의적인 말투로 고민많은 모습을 보이는 분이었지만 어느날 보니 완전히 달라 보였습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니... 딸과 공원에 갔다가 번지점프대를 보았답니다. 특전사 출신이었던 그분. 딸 앞이라 뛰어보겠다고 말했습니다만... 그 구름판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는군요. 하지만 결국 다음에는 뛰었습니다. 짧지만 긴 그 시간이 두려웠지만 그렇게 한번 뛰어보니 세상 사는 거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생겼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이죠.

 

이 책은 이런 이야기들로 구성된 책입니다.

각 장의 제목들도 시적입니다. 사랑의 숲으로 가자 숲을 산책하는 즐거움 숲에서 사는 요정들 그리움의 숲에 내리는 눈

책의 내용은 시적이라기 보단 일상의 여러 얘기를 담고 있는 산문입니다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루 한 편씩 읽으며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책으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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