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딛고 다이빙 -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
송혜교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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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눈길이 간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매일 새벽 눈을 반쯤 감은 채 원피스 대충 훌렁 뒤집어쓰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내게 《침대 딛고 다이빙》이란 제목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 수영에 대한 책이 아니라 ‘안 움직여 인간의 유쾌하고 느긋한 미세 운동기’란다. 침대를 딛고 했다는 그 다이빙은 ‘운동 세계로의 다이빙’이었던 것. 시중에 많고 많은 자기계발서가 아닌, 운동하기 싫었던 마음부터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을 완전히 끊어내게 된 과정까지 담아낸 솔직 담백한 에세이인 것 같아 구미가 확 당겼다. 실은, 살아남기 위해 운동을 해야만 한다는 지점에서 이미 저자와 깊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어버렸다. 읽어야 할 운명인 셈이었다.

저자는 누워서 일할 때 가장 선명한 행복을 느꼈고,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운동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다고 한다(난가...?). 산책 삼아 걷는다는 말을 가장 이해할 수 없었고, 운동을 안 하면 뻐근하다는 친구에게 괴리감을 느꼈으며, 누워 있을 수 있는데 앉아 있는 일은 절대로 없었던 사람. 장볼 때 아무리 적게 사더라도 카트는 꼭 끌어야 했고(몸을 기대고 있어야 하니까!) 대중교통은 대중과 함께 찾아오는 고통이라고 표현했던 사람이 바로 저자였다. 대중고통, 아니. 대중교통 싫어하는 건 나랑 똑같다(사람에 치이기 싫어서 차 산 사람, 나야 나...).

그런 저자가 움직여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처지가 된 저자는 운동 찾아 삼만리를 시작한다. 하지만 3개월 등록했던 헬스장은 자꾸 시키려는(?) 트레이너를 피해다니느라 3분의 2는 날리고 말았고, 필라테스는 원데이클래스에 갔다가 5초가 50초같은 경험을 한 뒤로 학을 떼고 그만두었다. 집에서 하는 운동에 재미를 붙여보려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사이클을 타봤지만 그 드라마가 싫어지는 경험을 했으며, 줄 없는 줄넘기는 사서 한번 하자마자 처박템이 되어버렸다고.

이렇게 여러 운동을 짧게 전전하며 맛만 보던 저자는, 수영을 만나 비로소 운동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힘주는 걸 못하지 힘빼는 데는 자신있었던 몸이 수영을 배울 때는 탁월한 장점이 되었고, 항상 누워있던 습관이 배영을 배울 때 빛을 발하기도 했던 것! 읽는 동안 저자가 이번에는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해내길 응원하게 되었다. 초보반을 넘어 중급반, 상급반으로 진학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겨우 레인 하나 넘는 거지만 그게 어떤 기분인지, 어떤 성취감을 주는지 나도 수영을 해서 잘 알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운동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소박한 움직임부터 시작해도 괜찮다고. 어느 날 갑자기 운동의 세계에 나를 던져 넣는 게 아니라 운동이라는 존재를 나의 세계로 조금씩 들여와야 하는 거라고. 1분이든 1시간이든 그 하찮은 움직임이 모여 삶이 조금 더 나아질 거라고. 실제로 저자는 운동을 삶에 들여놓고 난 이후로 ‘기꺼이 뛰어들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산책조차 이해하지 못했던 저자의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으며 느낀 바가 많아, 귀찮다고 자주 하지 않던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첫날은 스트레칭뿐인데도 온몸이 뻐근하고 아우성을 쳤는데, 3일쯤 지나니 시원하고 생활에도 활력이 생겼다. 이제 겨우 3일이지만 나도 저자처럼 귀차니즘에 지지 않고 꾸준히 매일 움직여야겠다. 수영도 빼먹지 않고 꾸준히 나가야지. 올해보다 내년에, 내년보다 후년에 더 건강해질 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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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앤드 러브 - 일과 사랑,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마이라 스토로버.애비 데이비슨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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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에 있는 C(hoice)다. 이 말처럼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특히 결혼한 여성, 그중에서도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는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선택지가 주어지는 것 같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큰 불이익이 없던 미혼 시절과는 달리 약간만 선택을 잘못해도 경력이 단절되거나 육아 공백이 생기고 마니까. 결혼하면서 혹은 아이를 낳으면서 직장을 떠나는 선배들을 많이 목격했기에 <머니 앤드 러브>라는 제목에 확 끌렸던 것 같다(어쩌면 머니와 러브 사이에 있어야 할 건 ‘and’가 아니라 ‘or’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머니 앤드 러브》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최고 인기강좌인 ‘Work and Family’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성들이 직면해 있는 고민들을 일과 사랑/짝 찾기/결혼/아이/가사분담/거주지역 정하기/맞벌이와 육아/결혼생활 위기 극복/노년의 삶/직장과 가정에 필요한 변화 등 10개의 챕터로 분석, 인생에서 보다 유익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두 가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중 시스템1은 충동적, 결과를 따지지 않고 일단 결정하는 것이고, 시스템2는 이 충동성과 편견에 중대한 견제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시스템2를 가동할 수 있도록 ‘5C 프레임워크’ 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매우 유연하면서도 확고한 분석틀을 제시한다.

<5C 프레임워크>
1. 명확히 하기
-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부터 생각하기
2. 소통하기
- 자기가 내리는 결정으로 인해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을 사람들과 소통하기(이때 양쪽 모두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함)
3. 대안 알아보기
- 대안의 폭을 넓히고 가능한 대안을 광범위하게 올려놓고 고려하기
4. 다른 사람의 의견 듣기
- 자기가 믿고 따르는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하게 정리하기
5. 예상 결과 따져보기
- 각 대안을 선택했을 때 예상되는 결과를 예측하고 비교해보기(숨은 두려움과 마주하고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각 챕터별 주제에 5C 프레임워크를 대입해 의사결정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살면서 우리가 마주하는 힘든 결정들은 수도 없이 많다. 결혼할지 말지를 놓고 고민하고 아이를 가질지 말지를 놓고 고민하고 맞벌이를 유지할지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데 전념할지 등 양자택일을 해야만 하는 순간도 많다. 어떤 책이든 마찬가지일 것이고 이 책 역시 모든 걸 해결해줄 순 없겠지만 적어도 심사숙고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주는 것 같다. 혼자만 결정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당면한 문제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책이라 생각한다. 결혼을 앞둔 지인이 있다면 한 권쯤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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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 - 별의별 퀘스트를 다 깨는 에디터들의 인생 성장기
오한별.유승현.김희성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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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직장생활 끝에 프리랜서로 일하게 되었을 때,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프리랜서는 프리한데 프리하지 않다’ 라는...그땐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잘 몰랐는데 프리랜서로 첫 일을 받아 하자마자 바로 깨달았다. 회사에서는 본인들 퇴근할 때 나한테 일을 넘겨주니 본격적인 일이 저녁부터 시작될 때가 많고, 납기일을 정할 때도 내 사정보다는 회사의 사정을 우선시하게 되다 보니 ‘프리하지만 프리하지 않게’ 일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수정해달라는 요청이 오면 밤이고 낮이고 컴퓨터를 켜서 작업해야 했고, 깜빡 잊고 노트북을 두고 간 날엔 PC방에 가 “한글파일 있는 자리가 어디예요?”를 다급하게 물어야 했다. 밤낮이 바뀐 건 뭐, 기본이었고. 그때 야금야금 갉아먹은 젊음과 체력이 지금의 골골한 나를 만들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나 뭐라나.

그 이후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가 다시 프리랜서의 기로에 서있는 지금,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세 명의 에디터가 프리랜서로 살며 느끼고 깨달았던 점을 적은 인생 성장기인데, 이들은 회사 생활의 고단함도 고단함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봄볕도 누리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프리랜서가 되었다고 한다. 출퇴근시간이라든지 인간관계 등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는 삶. 원하는 장소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일할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들도 처음에는 미처 몰랐던 거다. 출근이 없다는 말은 곧 퇴근도 없다는 말인 걸...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읽었다. 특히 번아웃 뒤에 쉴 때는 매거진을 펼쳐보지도 않았다는 말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전부 일처럼 느껴져서 마음 편히 읽을 수 없었다는...나 역시 출판계에 종사했을 때는 책을 온전히 즐길 수가 없었기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기계적으로 읽고 오탈자를 잡아내고 문장을 고쳐야 했던 시절에 오롯이 나를 위한 독서란 사치였으니까. 또, 쥐가 내 손톱을 먹고 나로 변신해서 대신 일해주면 좋겠다는 구절을 봤을 땐 웃음이 터졌다. 와, 어쩜 이렇게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 이게 글 쓰고 기획하는 자들의 숙명인 건가 싶었다.

짧게 겪어 봤던 프리랜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이번 일이 끝나면 다음 일이 들어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시절. 일이 테트리스라면, 주어진 일을 한줄씩 착착 쳐내면 되었던 회사원 때완 달리 프리랜서가 되고 보니 어떨 땐 쳐낼 블록이 아예 없고 또 어떨 땐 너무 많이 쏟아지는 블록에 온몸을 두드려맞기도 했다. 뭐든 중간이 없다! 그래서 내가 중심을 똑바로 잡지 않으면 휘청거리게 되는 것 같다. 저자들의 말처럼 “결국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건 나뿐이며 믿을 사람 또한 나밖에 없”으니 말이다.

프리랜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팁도 많이 얻었다. 체력을 기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책상에서 뚝심있게 일을 해내려면 덜 피곤하고 덜 지쳐야 하는데 그럴 때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일을 인터넷이 필요한 작업과 그렇지 않은 작업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것도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니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자잘하지만 품이 드는 일들은 자투리 시간을 쪼개 해결하면 된다니 그것도 해봐야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완성도 높게, 빠른 피드백과 마감 기한을 지키는 것도 꼭!

프리랜서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면 출퇴근에 비견될 만큼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설정해야 한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집에서 일하더라도 꼭 출퇴근하듯 일정하게 일을 해야겠다. 세 프리랜서 선배님들처럼 나 역시 내 이름을 걸고 하는 일에 있어서만큼은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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