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플롯 - 빛나는 통찰력으로 밝힌 소설과 진화론의 관계
질리언 비어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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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 것이 살아남는다. 무릎을 치게 하면서도 뭔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없다. 관심분야가 심리학이므로 프로이트의 나이를 살펴보았다.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했을 때 프로이트는 세살이었다. 아마 프로이트도 다윈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작가인 질리언 비어는 다윈이 사용한 언어는 언어에 대한 망설임이 있다며 그의 언어에 대한 어렴움은 분류학의 발전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다윈이 살았던  빅토리아 시대는 영국이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청교도적 삶을 강조했다. 그러나 표면만 그랬을 뿐 하층민의 삶은 암담하고 힘겨웠다. 그 시대에 나왔던 책으로 허영의 불꽃, 프랑켄슈타인, 스위니토드, 이상한 앨리스, 지킬 앤 하이드 등등의 작품들이 나왔던 시기이다. 괴기 소설이 판이 치던 그 시절, 다윈의 책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 많은 이들은 그의 책을 읽었고 그의 책에서 영감을 얻은 사람도 비판을 했던 사람도 존재했을 것이다.

작가인 질리언 비어는다윈의 진화론이 빅토리아 시대의 대중 소설 어디에나 스며들어있고, 당시 사람들의 사회 조직이나 운영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고 말한다. 그녀가 예를 든 작가로는 조지 엘리엇이나 토마스 하디였다. 책은 소설가들이 진화론을 수용하거나 거부한 몇가지 방식을 탐구한다.

자연신학자들은 신을 물질세계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으므로 설계와 창조를 핵심개념으로 삼았다면 다윈은 그 반대로 생산과 변이를 토대로 한 이론을 정립하고자 했다. 다윈은 논증과 사례의 모든 단계에서 분화와 선택의 연관된 개념들을 확인했고, 종의 기원에 나오는 나무와 대가족의 은유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유사성, 변환, 친족성을 명료하게 나타냈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항해할 때 가지고 간 책이 존 밀터의 시집이었다고 한다. 그의 언어는 분명 시적이지 않았을까? 또한 시대적 배경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책에 나오는  변신, 변용, 변태, 변이, 진화, 적응, 이 모든 단어들이 신화를 읽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나비가 되기 위해서는 알과 번데기의 시기가 필요하며 그것들이 하나로 연결되어가는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인가? 

어린시절에 신을 믿는 나에게 진화론은 호기심을 가지게 했다. 지금은 신을 믿고 있지만 진화론를 부정하지는 못한다. 내게 있어서 그렇게 큰 담론에 다가서기에는 나의 지식이 부족하기때문이다. 하지만 신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을 설계했을까? 아니면 자연이 그렇게 나아가지는 것일까? 독일어에서 보면 마헨과 웨덴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 두 단어는 만들어지는 것이고 생기는 것이다.  

무엇이 만들어지고 생겨난 것일까? 신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신을 원래 생겼을 것일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다윈니즘은 냉혹하고 잔인함을 말하지만 결국은 무자비한 경쟁보다 협력을 믿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파리대왕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그들끼리 행복했을까? 살아남은 자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결국은 다양함이고 그 다양함을 끌어안는 모습이야말로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자연의 모습을 써내려간 하디의 소설 속에는 자연주의적으로 진화론을 수용했다고 한다. 인간이 동물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식물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 그것을 소설가들은 자신의 작품속에 고스란히 적어놓았다. 아마도 젊은 날에 읽은 소설 속에서 나는 그것을 읽기 보다는 인물 중심의 사고 속에 줄거리를 따라갔지만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내가 진화론을 알고 다시 책을 읽으면 테스 속에 있는 자연을 읽고 그 속에 인간들의 인과관계 역시 자연의 흐름 속에 한 부분으로 읽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가슴아파하거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됨으로써 프로이트가 말한 무의식은 자연의 일부분으로 공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하나의 자연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흘러가는 데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시간에 충실하게 보내는 하나의 지푸라기 역할을 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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