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법칙 - 개정완역판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2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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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고 빼앗기는 속절없는 권력을 탐내는 우리들에게 아주 좋은 조언을 들려주는 이가 있다. 이자가 우리의 멘토는 아닐까? 굳이 돌려말하지도 않았고, 우리들의 욕망을 속속들이 알아서 나름대로의 면죄부를 쥐어주었다.  

대인관계에 부족함을 느껴 혹시라도 내가 유혹의 기술이 모자란가 싶어 읽어보았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한 구석에 쳐박혀 있는 책의 지은이의 또 다른 책를 소개받고 망설이다가 내 안에 꿈틀거리는 권력욕에 유혹해서 그의 책을 읽어보았다.  그는 유혹의 기술로 나를 꼬드겼다.

수학의 원리를 써놓고 연습문제를 풀어보여주듯이 법칙을 알려주고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해주어서 읽기 어렵지는 않았다. 권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고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작은 메모지에서 '너는 정직했다. ``````그래서 망했다'는 마키아벨리 문구를 보고 무릎을 친적이 있었다. 정직은 진리지만 우리주변은 모두 정직하지 않았고, 나만 정직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난 항상  망했다. 우리에게 돈과 명예와 권력은 내가 수모당하지 않을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에게 수모를 당하지 않을 정도는 누가 정하는지. 내가 강촌에 홀로 안빈낙도를 한다면 몰라도 사회속에 어울려사는 이상 그렇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작은 모임 속에도 파워게임은 존재하고 그들이 나를 함부로 다루지 못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면 말이다.  

책은 성공담과 실패담을 함께 넣어서 그의 논리를 확인시키고 확신을 주었다. 이렇게만 하면 내가 권력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권력을 가져서 무엇에 쓸것인가? 다른 이를 내가 쥐락펴락해서 뭐한단 말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른이가 나를 이용하지만 않으면 되는것이고 그렇게 내가 나답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라는 영화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이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세상이라는 정글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가면을 쓰고 연극을 하고 전략을 짜고 적을 이용하고 친구를 이용하고 관용을 베풀다가 잔인하다가 인내를 하다고 과감하게 몰아치다가 그렇게 하라고 한다. 읽다가 보니 자연과 권력은 그 형태가 비슷했다.  

파트 1에서 제일 먼저 말한 것은 권력의 원천이었다.  

자신을 재창조하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아서 조력자와 먹잇감으로 분류를 해야 했다. 감정을 통제하고 이미지를 통해 자신을 이상화하며 목숨을 걸고 평판을 지키면 권력이 생긴다고 한다.  

파트 2에서는 권력획득의 법칙에서는 조금 비열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루머든 신비화든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에게 쏠리게 하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주도권을 장악하고 말보다 행동으로 승리를 쟁취하고 상대의 경계심을 풀게 하기 위해 정직과 아량을 보여주라고 했다. 명심해야 하는 이야기는 자비나 의리가 아니라 이익에 호소하면 모든 이들이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익이라는 것이 돈만은 아니다. 명성, 인정, 뭐 소유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해서 말한다. 또 중요한 것은 힘의 집중과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자리 밖에 오지 못한 이유는 내 인생에 전략을 제대로 짜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하는 대목이 바로 '계획은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짜라'라는 부분이었다. 난 계획대로 된 적이 없어서 그렇게 긴 안목으로 전략을 세워보지 못했는데 계획대로 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다시 한번 인생전략을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트 3에서는 권력유지를 하는 법칙을 이야기했다. 

새롭게 시작하기 보다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든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이부분은 훨씬 더 힘든 과정을 이야기 했다. 그중에서 '불행바이러스 차단하기'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곁에 누가 있느냐는 것이다. 행복한 이가 있으면 같이 행복해지고 불행한 이가 있으면 당연히 불행해지는 것이다. 곁에 부자가 있으면 가난한 이가 있으면 물론 헷갈리지는 말아야한다. 곁의 부자가 곧 내가 부자는 아니니까. 고립하지 말고 함부로 헌신하지 말고 물러설 때와 나설 때를 아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다.  

파트 4에서 권력행사의 법칙이 나온다. 

아직은 그 단계까지 가 본적이 없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이부분은 권력의 가장 추악한 얼굴을 보여주었다. 권력을 기껏 가져보았자 결국 당신은 행복했습니까?하고 묻고 싶은 부분이었다. 하지만 침묵이 권력행사에 속한다는 부분이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무서운 것은 권력을 가진 자는 선택권을 우리에게 넘겨준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어떤 것을 선택해도 우리에게 불리한 것을 제시한다는 부분이다. 그리고 힘이 없는 자는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아무런 항변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권력을 가진 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들 역시 불행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 아주 아주 작은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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